국회의원 출장, 올해 19억원...3명이 4일간 300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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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자료사진. 우상조 기자

인천공항 자료사진. 우상조 기자

국회의원들이 해외출장으로 사용한 세금이 올해 들어 약 1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유성으로 의심되는 부실 출장도 상당수 껴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국회의원들이 해외출장으로 쓴 비용은 모두 18억 9253만원이다. 2015년 27억 4057만원, 작년 23억 6979만원보다 줄어들었지만, 비어있는 일정을 소화하느라 3000만원을 넘게 쓴 출장 사례도 있다.

예를 들어 윤영석·윤상현·정양석 자유한국당 의원 3명은 작년 8월 9∼14일 외교통일위원회 해외 시찰로 피지와 호주 출장길에 올랐다. 이들은 나흘 동안 호주에 머물며 3건의 일정을 소화했다. '교민 및 한국업체(지사와 상사) 밀집지역 안전대책 현장 점검 등'을 했다고 명시했지만, 이들의 결과보고서에는 활동 결과도 없었다. 3명의 의원이나흘 동안 출장으로 쓴 비용은 3176만원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김선동·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과 김영주·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작년 12월 13∼20일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방문했다. 출장 목적은 '재정위기 극복현황 및 MICE 산업 현황 조사'였으나, 일정은 1시간 내외의 4개였다. 이들은 6박 8일 동안 다녀왔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경태·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과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의 경우 4월 스웨덴과 영국을 방문했다. 이들 의원의 출장 결과보고서에도 2시간 내외의 일정 5개가 주요 일정으로 기록돼 있었다. 이들의 출장 일정은 6박 8일로 진행됐다.

의원들의 출장비는 세금으로 충당된다. 지출 내역은 공개되지 않는다. 국회는 내년 예산에서 의원공무수행출장비 3억원, 의원외교활동 2억 3300만원을 각각 늘렸다. 두 항목의 총 예산은 85억 6400만원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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