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김씨 인터뷰|"소선거구 합의되면 장애 없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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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나는 이제 야권통합이 이루어진다고 확신합니다. 만나 보니 만나기 전 보다 애정과 동병상련을 느꼈고 우리들이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둘이 진실하게 이 일(통합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4개월간 분당·대통령선거 등으로 깊은 불신관계에 있었던 김영삼씨와 만나고 난 김대중 평민당총재는 23일 밤 근래 보기 드문 밝은 표정으로 이렇게 자신 있게 통합 전망을 피력했다.
-무엇이 그런 확신을 갖게 했습니까.
『무엇보다 야권이 분열돼서는 어느 당도 좋은 선거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했습니다. 이 정권이 선거법으로 우리를 농락하는 것이나 선거관계자를 유임시킨 것은 다시 부정을 저지르겠다는 것인데 이것을 막는 길은 결국 통합하는 수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
-앞으로 어려운 일은 없겠습니까.
『통합은 제1당이 되는 것이 목적이므로 소선거구제를 해야 하며 또 재야에 큰 신당이 남아 있어도 안되지요. 이것이 강대한 여권과의 한판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길인데 이 두 가지에 합의했으니 난관은 없습니다. 이제 부대 적인 문제만 남았고 오늘은 극적으로 잘됐습니다.』
-두 분이 합의했으나 김영삼씨는 평 당원이므로 약속이행이 어려울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민주당에서 누가 김영삼씨의 말을 거역할 수 있겠습니까.』
-원칙적 합의만 하고 실제 진전은 없다는 평가도 있는데….
『표면화하지 않은 합의도 있습니다.』
-3자 통합원칙에 이견이 있었던 걸로 아는데 김영삼씨의 입장은 어떠했습니까.
『둘이서 한 얘기를 밝힐 순 없고….
재야의 범위는 한겨레 당이 주 대상이 될 것이며 그쪽과는 당장 24일부터 접촉할 것입니다.』
-지분문제가 어렵지 않겠는지요.
『그건 잘 될 겁니다.』
-잘 된다는 건 일단 합의했으나 김영삼씨가 사인이어서 발표를 안 했다는 뜻입니까.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일설에는 민주·평민·재야의 몫을 4대4대2라는 얘기도 있는데….
『(웃으며)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통합후 두분 간의 역할분담 문제도 거론했지요.
『그것도 우리들이 해결하겠지만 잘 될 것입니다.
-김영삼씨의 총재직 사퇴 후 오늘까지의 행동이 김 총재를 궁지에 몰아넣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었던 걸로 아는데….
『그동안 그런 의구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위기의식·사명감에서 합의가 잘됐습니다.』
-김영삼씨는 전국구 얘기까지 했다는데 뒤집으면 공천방법까지 얘기했다는 것인데….
『우리가 한번쯤 얘기해 본 거지….통합되면 제1당이 되고 정치지망생 소 화도 많이 한다는 얘길 했습니다.』
-두 분이 같이 광주·부산 등을 가며 선거지원 유세를 하자고 했다면서요.
『그랬습니다. 대통령 선거 때 승리 못한 점을 회복하고 국민에게 속죄하는 마음에서도 그렇게 하자고 했지요.』
-선거법 처리 전에 통합합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봅니까.
『내일이라도 그분이 영향력을 끼쳐 민주당당론을 소선거구제로 바꾸면 급속히 진행될 것이고 큰 장애가 없어집니다.』
-가장 생각이 어긋난 부분은.
『재야문제가 있었으나 잘 정리됐습니다.』
-통합이 안 되는 건 두분 책임이 아닙니까.
『이제 우리가 시작했으니 성사시켜야지….』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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