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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만난 안철수-유승민 "통합논의 끌지 않겠다"

중앙일보

입력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14일 부산에서 만났다. 안 대표는 “외연 확장을 못 하는 3ㆍ4당은 어김없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고 했고, 유 대표는 “통합논의를 오래 끌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14일 부산 부산시의회 대회의??에서 열린 국민통합포럼 세미나에 참석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송봉근 기자

14일 부산 부산시의회 대회의??에서 열린 국민통합포럼 세미나에 참석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송봉근 기자

이날 두 사람은 양당 의원 모임인 국민통합포럼 행사에 참석했다. 안 대표가 먼저 도착했지만, 행사 시작 시간이 지나도록 행사장에 입장하지 않았다. 대신 대기실에서 10분간 유 대표를 기다렸다.

안 대표와 유 대표는 나란히 서서 행사장에 입장했다. 두 대표 뒤로 김중로ㆍ김관영ㆍ이언주 국민의당 의원과 유의동ㆍ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이 서 있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같이 입장하기로 이야기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안 대표와 유 대표는 이날 지지자로부터 선물로 받은 파란색 목도리를 두른 채 기념사진 촬영도 했다. 현장에 있던 당원들 사이에선 “이미 통합한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안 대표는 인사말에서 “외연 확장을 못 하는 3ㆍ4당은 어김없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며 “이번 선거만 참고 넘기면 그다음 선거 때 기회 오지 않을까 하고, 외연 확장 노력 없이 선거 치르는 정당들은 예외 없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바른정당에서는 국민의당이 내부의 갈등을 치유하면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바른정당의 당 대표로서 국민의당과 정책연대와 선거연대, 나아가서 통합에 대해서도 모든 것을 투명하게 드러내놓고 국민의 인정을 받는 진지한 협력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14일 오후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국민통합포럼 세미나 '청춘의 미래를 위한 부산'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14일 오후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국민통합포럼 세미나 '청춘의 미래를 위한 부산'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 대표는 강연 일정으로 먼저 자리를 떴다. 자리를 나서며 유 대표는 “곧 1, 2월이 되고 선거가 다가오는데 언제까지 통합이야기로 질질 끌 수는 없다”며 “오래 끌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유 대표의 말처럼 통합 선언은 12월을 넘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안 대표 측에서는 12월이 가기 전에 통합 논의에 성과를 내고 싶어 한다. 호남 중진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질수록 “우리도 뭔가 해야 되지 않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당내에서는  21일, 24일 등 통합선언 계획이 담긴 보고서도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전날 통합에 반대하는 의원들 모임에서도 “22~24일쯤 통합 선언을 할 텐데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

안 대표는 통합 시기에 대해 “지금은 의견수렴 단계”라며 “어느 지역은 듣고 안 듣고 그럴 순 없으니 다른 지역인 대전ㆍ충청ㆍ강원도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다음 주 중 이들 지역을 돌아볼 계획이다. 안 대표는 언론인터뷰에서 “전국 여론을 수렴한 뒤, 이를 반영하는 (통합) 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여기에 당 이견도 조율해야 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2∼3월까지도 통합 관련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변수는 국민의당 의원들의 반발이다. 이날 통합에 반대하는 정동영ㆍ천정배ㆍ조배숙ㆍ유성엽 의원 등 중진과 김광수ㆍ박주현ㆍ이상돈ㆍ최경환 의원 등 초선이 점심을 함께했다. 조 의원은 회동 후 “통합은 절대 반대한다”며 “일방적으로 절차를 진행할 경우 총력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 측은 중립지대 초선 그룹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바른정당 일부에서 제기되는 선 국민의당, 후 자유한국당 통합론도 변수다. 유 대표는 이날 “남경필 경기지사나 원희룡 제주지사가 원하는 것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들과의 일대일 구도”라며 “선거연대에 대해서는 국민의당과 얘기는 안 해봤지만, 한국당에도 저희는 그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언급했다. 반면 안 대표는 이날 한국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전혀 없다”며 “유 대표도 그런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려치 않는 거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부산=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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