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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자 대신 유독가스 마시고 쓰러진 소방관…병원 치료 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3일 오전 인천의 한 화재 현장에 출동했다가 자신이 쓰고 있던 마스크를 구조자에게 벗어준 인천 서부소방서 소속 한의섭(39) 소방교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인천 서부소방서 제공]

13일 오전 인천의 한 화재 현장에 출동했다가 자신이 쓰고 있던 마스크를 구조자에게 벗어준 인천 서부소방서 소속 한의섭(39) 소방교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인천 서부소방서 제공]

매케한 연기 속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는 구조자에게 자신의 산소마스크를 벗어 준 소방관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13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인천 서부소방서 소속 한의섭(39) 소방교는 이날 오전 9시 26분께 서구 가정동의 한 신축 건물 공사장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생명을 구한 뒤 쓰러졌다.

그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지하로 내려가 작업자 4명을 발견했다. 한 소방교는 우선 코와 입만 가리는 보조 마스크를 작업자들에게 건넨 뒤 계단을 올랐다.

13일 오전 인천의 한 화재 현장에 출동했다가 자신이 쓰고 있던 마스크를 구조자에게 벗어준 인천 서부소방서 소속 한의섭(39) 소방교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인천 서부소방서 제공]

13일 오전 인천의 한 화재 현장에 출동했다가 자신이 쓰고 있던 마스크를 구조자에게 벗어준 인천 서부소방서 소속 한의섭(39) 소방교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인천 서부소방서 제공]

그때 보조 마스크를 번갈아 쓰며 이동하던 한 작업자가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며 헐떡였다. 유독한 연기가 퍼진 터라 시간을 지체했다가는 모두가 위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 소방교는 즉시 자신이 쓰고 있던 호흡보호장비를 벗어 혼란 상태에 빠진 구조자에게 건넸고 구조자는 안정적인 호흡을 되찾았다. 다른 작업자들과 함께 무사히 탈출했지만 한 소방교는 두세 걸음도 못 가 쓰러졌다.

기도로 연기를 들이마신 그는 현재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한 소방교는 매체와의 통화에서 “그 상황에서는 어떻게든 구조자들을 빨리 데리고 나가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했다.

13일 오전 발생한 인천 서구 가정동 신축건물 공사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부상자를 들것에 싣고 나오고 있다. [사진 인천 서부소방서]

13일 오전 발생한 인천 서구 가정동 신축건물 공사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부상자를 들것에 싣고 나오고 있다. [사진 인천 서부소방서]

이날 지하 3층·지상 8층 규모의 상가 건물에서 난 불로 지하 1층에서 작업 중이던 A(50)씨가 숨지고 작업자 21명이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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