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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이란은 미사일 위협국" 미, MD미사일 578기 증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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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국은 또 북한 등에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을 효과적으로 요격하기 위해 하와이 태평양사령부에 새로운 지휘통제 자동화체계(C2BMC)를 설치할 방침까지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본지가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의 '2007 회계연도(2006년 10월~2007년 9월) 예산안 개요'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는 A4 용지 28쪽으로 돼 있다. 특히 미 미사일방어국은 이 보고서에서 미사일 위협국으로 북한과 이란 두 나라만을 언급했다.

보고서 4쪽 '(미국의 미사일) 안보 환경'에서는 "핵 능력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란과 핵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nuclear-capable) 북한이 탄도미사일의 사거리 증대를 추구하고 있다"며 "북한은 한국과 일본, 이 지역의 미군 기지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사거리 1300km의 노동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또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대포동-2호를 직접 거론하며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까지 도달할 수 있는 핵탄두 장착 미사일의 실험을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란에 대해선 "2015년까지 ICBM을 개발할 능력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미 미사일방어국은 "장래에 우리 적들이 도시와 고부가 자산을 인질로 삼고 우리의 외교정책을 방해하기 위해 탄도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다"면서 요격 미사일의 대폭 증가와 최첨단 무기 개발 등을 중점 사업으로 강조했다.

◆ 요격(邀擊)체제 대폭 강화=미 미사일방어국은 보고서에서 가상 적국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체계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우선 현재 육.해.공군이 지상.해상.공중으로 나눠 운영하는 MD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기로 했다. 요격 미사일 수도 크게 늘렸다.

알래스카에 배치할 지상 요격미사일(GBI)은 2006 회계연도 말까지 8기 증가시키는 데 그쳤으나 2007 회계연도에는 20기를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이동형 요격 수단인 개량 패트리엇 미사일(PAC-3)과 이지스함 탑재 스탠더드 미사일(SM-3)도 2007년에 각각 534기와 24기 늘릴 계획이다. 두 미사일의 2006 회계연도 증가분은 313기와 9기였다. 미사일 방어국은 해상에서의 요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적.탐지용 이지스함을 3척 줄이는 대신 요격 미사일인 SM-3가 탑재된 교전용 이지스함을 8척 늘리기로 했다.

또 동북아와 중동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감시, 추적하기 위해 내년에 일본과 그린란드에 최첨단 미사일 탐지 체계인 X-밴드레이더를 설치하겠다고 강조했다. X-밴드레이더는 수천㎞ 밖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탐지하고 비행 궤적을 추적할 수 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오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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