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나쁘면 액면분할 하나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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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에서 올해 액면분할을 결정한 종목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액면분할을 결정한 업체는 모두 7개. 이 가운데 디아이디와 반포텍을 제외한 5개 종목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1일 액면가 5000원 주식을 500원으로 분할하기로 한 코엔텍은 2일 주가가 1만3850원으로 마감, 분할 결정 이후 20% 넘게 올랐다. 1월24일 5분의 1로 액면분할 실시 방침을 밝힌 SLS캐피탈도 28% 급등했으며 고려제약과 동양시스템즈도 액면 분할을 결정한 지난달 20일과 6일 이후 각각 18%, 21% 상승했다. 포스데이타도 지난달 17일 액면분할 결정 이후 8% 가량 주가가 뛰었다.

그러나 반포텍은 액면분할 결정 이후 '주식회사 이영애' 파문으로 곤욕을 치르며 4.8% 하락했으며, 디아이디도 액면 분할 이후 10% 하락했다.

대우증권 이건웅 연구원은 "액면분할은 유동성이 적은 기업의 경우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그러나 기업 규모와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단기 호재에 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상승한 종목들은 실적이 뒷받침됐다는 것이다. 고려제약은 지난해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10.2%, 42.7% 증가했고 동양시스템도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하는 등 실적이 크게 호전됐다. 포스데이타는 올해 와이브로 사업 본격화에 따른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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