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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통합 못하면 지방선거 못해"…박지원은 “호남에 계란 던지지 말라"

중앙일보

입력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결단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안 대표는 11일 “가능한 빨리 (통합 반대파와) 접점 찾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 앞에 놓인 선택지는 바른정당과의 연대ㆍ통합 논의를 멈출지, 아니면 분당(分黨)을 각오하고 통합을 진행할 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1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40차 최고위원회의 전북현장 최고위원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1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40차 최고위원회의 전북현장 최고위원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안 대표는 9일 전남 무안을 시작으로 전남 목포, 광주, 전북 전주 등을 내리 방문했다. 박지원ㆍ정동영ㆍ천정배 의원 등의 지역구다. 일종의 정면돌파다. 하지만 2박 3일간 양측의 간극만 확인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안 대표는 11일 전북 전주에서 최고위원회와 기자간담회 등을 가졌다. 안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정당은 승리를 위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면서 외연을 확대해야 한다”며 “외연 확대 방법의 대안으로 바른정당과의 연대 또는 통합을 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분은 지방선거만 견디면 총선에서 기회가 있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보면 그러지 않았다"며 "큰 선거를 못 치르면 바로 사라지는 게 3당의 운명이다"고 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불가피성도 설명하고 나섰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제3지대를 반분하고 있어 지방선거를 치르는 게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현 상태로는 선거비용 보전을 받을 수 있는 득표율에 못 미쳐 출마 자체를 할 수 없다. 전국 선거를 3자 구도로 만드는 게 (호남 외) 다른 지역의 관심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남과 다른 지역의 시각차가 매우 큰데 어떻게 하면 이를 좁혀 한 정당으로 선거를 치르게 할 수 있느냐가 당 대표로서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자신의 지지자가 박지원 전 대표에게 계란을 던진 것에 대해선 “어떤 형태의 폭력적 의사 표현도 반대한다”며 “최소한 진정으로 저를 지지하는 분들이 앞으로 그런 행동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제40차 최고위원회의 전북현장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11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북도의회에서 안철수 대표 지지자가 안 대표 비판 현수막을 가로막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제40차 최고위원회의 전북현장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11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북도의회에서 안철수 대표 지지자가 안 대표 비판 현수막을 가로막고 있다. [연합뉴스]

당내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국민의당 최고위 앞에서는 통합에 반대하는 일부 당원들이 몰려와 “안철수 사퇴하라”를 구호를 외쳤다. 전날 광주 등에서 일어났던 소동의 재현이었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당 고문단을 중심으로 해 “통합 논의를 멈춰달라”는 주문이 많았다고 한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의원 모임인 평화개혁연대는 12일 오후 광주에서 ‘국민의당 정체성 확립을 위한 평화개혁세력의 진로와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안 대표가 10일 광주에서 통합에 대한 간담회를 한 것에 대한 맞불 차원이다. 정동영 의원은 호남 중진과 초선 간의 합동 모임도 추진하고 있다. 정 의원은 “조만간 안 대표를 만나 상황을 정리할 몇 가지 제안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1일 오전 전북 김제시 금산면 한 농촌마을 축사에서 소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1일 오전 전북 김제시 금산면 한 농촌마을 축사에서 소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의 활로는 '유승민 당'이 되는 것이 아니라 호남의 정신과 안철수의 힘이 결합하여야 한다”며 “안 대표가 이제라도 깊이 성찰해달라. 호남에 계란 던지지 말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 전 대표는 라디오에서는  ‘안 대표의 재신임을 물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후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당내에 그런 의견이 팽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당의 혼란에 당 대표가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당의 최종적인 책임은 당 대표에게 있는 것”이라며 “그래서라도 (통합) 문제를 앞장서서 풀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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