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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왜 이러나… 취객들에 얻어 터지고 연행하여 분풀이 폭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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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공권력 누수가 심각하다. 경찰의 정당한 공무집행에도 거칠게 시비를 붙거나 경찰관을 폭행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후 10시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2가 D빌딩 앞에서 서울경찰청 특수기동대 소속 신모(32)경장이 불심검문에 불만을 품은 민주노총 소속 강모(43)씨에게 얼굴을 얻어맞아 이빨이 부러졌다.

강씨는 신경장이 차를 세우자 조수석에서 내려 다짜고짜 주먹을 휘둘렀다. 지난달 29일엔 보수단체 회원들이 집회 도중 인공기를 빼앗아간 사복경찰을 뒤쫓아가 린치를 가하기도 했다.

대낮 패싸움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진압은 고사하고 오히려 취객들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오후 2시30분쯤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음식점에서 朴모(46.노동)씨 등 8명이 술을 마시다 서로 시비가 붙어 맥주컵을 던지며 싸움을 벌였다. 종업원은 인근 북부경찰서 서부지구대에 신고했다.

근무 중이던 申모(30)경장이 출동했지만, 취객 4~5명이 싸움을 말리는 申경장을 오히려 가위로 위협했다. 申경장이 이들에게 밀려 바닥에 쓰러지자 종업원들이 지구대로 달려가 朴모(43)경사를 데려왔다.

그러나 朴경사 역시 속수무책으로 구석으로 끌려가 손등을 물리고 허벅지를 밟히는 등 10여분간 폭행당했다.

결국 순찰차 4대와 경관 10여명이 출동해서야 난투극이 끝났다. 이 과정에서 경관 4명은 전치 2주의 부상을 당했다.

그런데 이번엔 감정이 격앙된 경찰관들이 취객들에게 분풀이 폭력을 휘둘렀다. 경찰은 오후 2시50분쯤 2~3명씩 조를 짜 패싸움 가담자의 머리채를 붙잡고 서부지구대 사무실로 끌고가 꿇어앉히고 5분여간 주먹과 발로 마구 구타했다.

공권력이 제 위상을 찾으려면 경찰 스스로의 처신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1일엔 서울경찰청 모 부서에서 새로 전입해온 A(여)경사를 환영하는 회식 중 직속 상관인 B반장과 시비가 붙어 난투극을 벌이는 추태가 벌어졌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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