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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전셋값 꿈틀 … "집값 하락" 기대 수요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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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서울 노원.강북구 등 강북지역 아파트 전세시장에 이상기류가 생겼다. 올 들어 수요가 갑자기 늘면서 전세물건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침체에 빠진 매매시장과 달리 전셋값이 껑충 뛰었다.

일대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세 가지 이유를 대고 있다. 부동산 추가대책이 나오면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고, 어차피 오르지 않는 소형 아파트를 사느니 무주택자격을 유지하려는 수요가 전세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결혼철을 맞아 신혼부부까지 '전세 찾기'에 가세했다고 한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현재 서울 노원구와 강북구의 전셋값은 지난해 말보다 각각 1.85%, 1.94% 올랐다. 같은 기간의 서울 평균상승률(1.44%)을 웃돈다.

상계동 보람아파트 22평형 전셋값은 최근 한달 동안 500만~1000만원 올라 8000만원을 호가한다. 그나마 값을 더 주고 구하려고 해도 물건이 없다. 상계동 88공인 김경숙 사장은 "3315가구의 대단지에 전세 물건이 5개밖에 없다"며 "집값 하락을 기대하는 전세수요가 올 들어 확 늘었다"고 말했다. 매물이 넘쳐나고 값도 약세인 매매시장과는 정반대 상황이다.

상계동 주공13단지 21평형 전셋값도 한 달 만에 1000만원 올라 6500만~7000만원에 이르렀지만 물건이 없다. K공인 관계자는 "결혼 시즌을 앞두고 전세를 얻으려는 예비부부가 늘어났다"고 말했으며 중계동 대신공인 관계자는 "물건이 워낙 달리다보니 중개업소 간 물건 쟁탈전까지 벌어질 정도"라고 설명했다.

올초 8000만~1억원에 머물던 성북구 정릉동 우방 24평형 전셋값은 최근 1억1000만원을 넘어섰다. 강북구 번3동 한솔솔파크 33평형도 1억3000만~1억4000만원으로 한달 새 1500만원 올랐다. 정릉동 로얄공인 관계자는 "무주택자들의 당첨 기회가 많아지자 전세를 살면서 청약을 받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조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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