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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바루기] 668. 칠거지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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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같은 회사에서 이번엔 여대생들에게 남편의 '칠거지선(七去之善)'을 꼽도록 한 결과 '자신의 일에 성실한 남편'이 1위로 꼽혔다는 내용도 있었다. 2, 3위는 '대화가 통하는 남편' '바람피우지 않는 남편'이었다. 의아했다. 이런 좋은 남편을 왜 내쳐야 한다는 거지?

칠거지악(七去之惡)은 옛날에 '아내를 내쫓을 수 있는 이유가 됐던 일곱 가지 허물'을 말한다. 칠거(七去).칠출(七出)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서 '去'나 '出'은 쫓아낸다는 뜻이다. 따라서 '악'을 '선'으로 바꾼다고 해서 '去' 자가 남아 있는 한 쫓아낸다는 뜻이 없어지지 않는다. 새로 말을 만들어 낼 때는 요모조모 따져서 적확한 뜻을 지니게 해야 한다. 결국 이 설문에 응한 여성들은 좋은 남편을 쫓아내야 한다고 답한 셈이 됐다.

김형식 기자

▶ 자료제공 :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 홈페이지 : (https://www.joongang.co.kr/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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