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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월드컵특집] 교민들 "태극전사 사기는 우리가 책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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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은 아
중앙일보 프리미어리그 통신원

100일 후면 '대~한민국'의 함성이 울려퍼질 독일 하노버, 라이프치히, 프랑크푸르트 등 세군데 경기장에 최근 다녀왔어요.

조금이라도 멋진 모습으로 손님을 맞기 위해 호텔, 도로, 각종 건물 등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중이더군요.

그러나 시내 분위기는 차분했어요. 출발하기 전에는 독일의 월드컵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조용했어요. 경기장이나 길거리에 월드컵 관련 포스터, 문구 등은 거의 볼 수 없었죠. 그나마 월드컵 후원사의 스포츠 용품 매장에서 독일 월드컵까지 남은 기간을 알려주는 시계, 관련 상품 등을 본 것이 제일 인상 깊을 정도였으니까요.

한국인 동포 2세들이 지난 달 18일 프랑크푸르트 한국학교 운동장에서 응원 연습을 마친 뒤 태극기와 플래카드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프랑크푸르트=박종근 기자]

하노버 월드컵 조직위 책임자인 로트문트씨는 "월드컵 분위기를 별로 못 느끼겠다"는 취재진의 말에 "현재 분데스리가가 한창 진행되고 있어서 그럴 것이다. 리그가 끝나는 5월 중순이면 본격적인 월드컵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어요.

위부터 하노버·라이프치히·프랑크푸르트 경기장.

그는 "1974년 월드컵에서 서독이 우승한 이후 독일 국민들은 이번 월드컵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크다. 또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놓친 우승 트로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자신감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조금만 더 있으면 월드컵 무드가 고조될 것"이라고 했어요.

독일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는 6월이 더욱 기다려질 것 같습니다. 라이프치히의 한국 식당 Korea Kim의 박창현 사장은 "약 250명의 한국유학생들이 프랑스와의 경기를 얼마나 기다리고 있는지 모른다.

6월 8일이면 방학이 시작되기 전이지만 이들은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에 뛰어갈 준비가 되어 있다. 다만 티켓을 아직 확보하지 못해 걱정이다"고 했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이 관중석의 70%를 이미 예약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우리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고도 했어요. 프랑크푸르트에서는 3월 10일 1000여명의 한국교포들이 응원단 발족식을 가질 것이라고 하네요.

취재를 하면서 독일인들이 요란스럽지는 않지만 내실 있게 월드컵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준비된 자들의 여유라고나 할까요? 텅 빈 월드컵 경기장에 우두커니 서서 한국팀이 승리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니 저도 모르게 행복한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대한민국을 잠 못 들게 할 독일 월드컵…'코리아'라는 이름이 세계에 또 한번 각인되는 축제의 날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홍은아 <중앙일보 프리미어리그 통신원>

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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