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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연초 경기 기대 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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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월 소비재 판매와 투자가 위축되는 등 연초 들어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의 체감경기도 다시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산업생산 등에선 긍정적인 지표가 나와 경기의 흐름이 완전히 하락세로 돌아섰다기보다 일시적으로 '난기류'에 휩싸인 양상이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소비재 판매는 전월보다 3.9% 감소했다. 소비재 판매는 지난해 11월 2.9%, 12월 3% 증가했으나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감소율로는 2003년 2월(7.9%)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품목별로는 승용차 판매가 전달에 비해 13.7% 줄어들었다.

지난해 12월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던 설비투자도 둔화됐다. 1월의 설비투자는 특수 산업용 기계 등에 대한 투자 부진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제조업체가 예상하는 경기 전망도 나빠졌다. 한국은행이 전국 2929개 업체를 상대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기업경기조사'에 따르면 2월 중 제조업의 업황실사지수(BSI)는 81로 지난달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업황 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보다 더 많다는 뜻이며,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업황 BSI가 전달보다 하락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만이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구분 없이 모두 하락해 산업 전반의 체감경기가 다시 악화됐음을 보여줬다. 조사 대상 제조업체의 23.9%는 원-달러 환율 하락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내수부진(19.7%), 원자재가격 상승(13.0%), 경쟁심화(10.4%)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1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6.1% 증가했고 건설기성액은 전년 동월보다 4.6%, 건설수주도 10.9% 늘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7.5% 높아졌다. 지수의 상승률은 전달(6.7%)보다 0.8%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현재의 경기국면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00.8로 전달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이와 관련, 통계청은 2002년 12월 이후 하강하던 경기가 언제 바닥을 찍었는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지난해 수출은 업종별, 기업 규모별로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가 이날 발표한 '2005년 한국무역의 주요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화학 수출은 2549억 달러로 2004년보다 15.2% 늘어난 반면, 경공업 수출은 252억 달러로 1.3% 줄었다. 특히 농수산물 등 1차 산품 수출은 42억 달러로 2004년에 비해 38.6% 급감했다.

규모별로 보면 1000만 달러 이상 수출업체는 2004년 1426개에서 지난해 1478개로 52개 늘었지만 같은 기간 1000만 달러 미만 수출업체는 2만9219개에서 2만4364개로 4855개 줄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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