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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사' 김철용 잘 될까 … 흥국생명 감독 교체 뒤 1승1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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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정규리그 상위권 팀이 우승을 노리고 시즌 후반에 단행하는 트레이드는 도박이 되기 싶다. 팀의 약점을 보완해 줄 특급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젊은 유망주 등을 내주어야 한다. 또 새로 온 스타급 선수에 의해 팀워크가 깨질 수도 있다. 트레이드 후유증에 팀이 망가져 오랫동안 고생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상위권 팀이 감독을 바꾸는 경우는 어떨까. 프로배구 여자부 단독 선두를 달리던 흥국생명은 20일 황현주 감독을 경질하고 '우승 청부사' 김철용(사진) 감독을 데려왔다.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에 배치되고, 팬들의 거센 반발을 무릅쓴, 유례없는 도박의 결과가 흥미롭다.

"장기적으로 강한 팀을 만들기 위해, 또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김 감독의 경험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이 흥국생명의 설명이다. 이승국 사무국장은 "작전시간을 부르는 시기 등이 전임 감독보다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눈에 보이는 효과는 대단치 않다. 호남정유(현 GS칼텍스) 9연속 우승의 신화를 일궜던 김철용 신임 감독은 부임 후 1승1패를 기록, 전임 황현주 감독이 남긴 13승8패에 못 미친다. 팀 내 잡음도 들린다. 김 감독은 "황 전 감독이 수석코치로 조율된 것으로 알고 감독직을 수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흥국생명 프런트는 황 전 감독에게 일방통보를 했고, 이에 반발한 황 감독은 팀을 떠났다. 흥국생명은 호남정유 시절 김 감독 밑에서 세터로 뛰었던 이도희(38)씨를 코치로 영입했으나 선수들은 옛 스승을 그리워하는 눈치다.

'독사'와 '미녀군단'의 만남이 적절한 조합인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많다. 김 감독은 필요하면 새벽.오전.오후.밤까지 훈련을 시키는 스타일이며 일사불란한 조직력의 신봉자다. 흥국생명 선수들은 젊고 창의적이며 개성이 강하다.

김철용 감독의 부산 성지공고.성균관대 동기인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1위 하고 있는 팀의 감독을 바꿨다는 것은 우승을 하라는 의미 아니겠느냐. 김 감독이 부담이 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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