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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난구조 전문가가 본 영흥도 낚싯배 전복 주요 사고 원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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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대원들이 3일 오전 6시 12분쯤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낚싯배에 타고 있던 실종자들을 수색하고 있다. 전복된 낚싯배의 모습. [연합뉴스]

해경 대원들이 3일 오전 6시 12분쯤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낚싯배에 타고 있던 실종자들을 수색하고 있다. 전복된 낚싯배의 모습. [연합뉴스]

3일 오전 6시 12분쯤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영흥대교 남방 해상에서 일어난 낚싯배와 급유선 충돌 사고로 8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오전 12시 13분 기준)된 가운데, 정원채 전 해군 해난구조대장이 주요 사고 원인으로 ‘기상 악화로 인한 시야 확보 부족’을 꼽았다.

정 전 대장은 이날 YTN과의 인터뷰에서 “사고 원인으로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사고 당시 비가 내리고 있었고, 파고가 높았다는 등 환경적 요소가 중요한 사고 원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기상 상황이 안 좋다는 것은 배 조종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의미일 뿐만 아니라 레이더도 정확하게 나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고 직전 낚싯배가 방향을 틀었더라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겠지만, 비가 내려 충분한 식별도 되지 않았을 테고, 빨리 가겠다는 의욕이 앞서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또 장비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 거의 무의식적으로 충돌했을 것으로 느껴진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 전 대장은 “야간 낚시가 금지된 관계로 낚시 가능 시간에 맞춰서 한 번에 많은 어선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날씨가 안 좋을수록조항 하는 배들은 서로 더 조심하고 교통신호와 속도를 지켜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문제가 된 것 아닌가”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함께 정 전 대장은 현재 수온이 낮아 짧은 시간 많은 인명 피해를 만들었다고도 했다.

그는 “구명조끼는 체온 보호는 못 해준다. 각자의 충격도 있었겠지만, 수온이 낮다 보니 거의 저체온증·심장마비 등으로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현재 바닷물의 온도가 13~15도로 예상되는데 사람과 나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해난구조대의 정예 잠수사를 기준으로 했을 때 2시간이 버틸 수 있는 한계”라고 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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