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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대표 리더십 이미 와해, 정책·선거 연대도 힘들 것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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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0호 14면

바른정당과 통합 내홍, 국민의당 찬반 입장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데 대해 “당내 의원 대다수의 반대로 통합은 사실상 불가능해졌으며 정책 연대나 선거 연대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30일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안 대표의 당내 리더십은 이미 와해된 상태”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두 당 거리, 금성과 화성만큼 먼데 #현실 오독, 말 바꾸기에 신뢰 상실 #반대 의원 30명 적극 목소리 낼 것

당 내홍의 주된 원인이 뭐라고 보나.
“안 대표의 리더십 부족이 근본적인 문제다. 지피지기는 리더십의 기본 아니냐. 그런데 자기도, 남도 전혀 모르고 있는 것으로 판명 나지 않았나. 바른정당이 곧 반 토막 날 상황인데도 합치면 제2당이 될 수 있다고 오판하고, 내부적으로도 의원 대부분이 통합에 반대하는데 거꾸로 대다수가 찬성한다고 착각하고. 본인이 원하는 것만, 보고 싶은 것만 보니까 현실을 오독하게 되는 거다. 또 말의 일관성이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데 지난 의원총회 때도 통합은 안 한다고 했다가 나오자마자 말을 바꾸지 않았나. 이젠 당 대표에 대한 신뢰가 더 이상 회복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왜 반대하는 건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거리는 금성과 화성만큼 멀다. 바른정당이 대선을 전후로 정국의 중요한 고비 때 자유한국당과 다른 스탠스를 취한 적이 있었느냐. 물론 바른정당 내에도 개혁적인 의원들이 있지만 개인과 정당은 엄연히 다르다. 게다가 연내 추가 탈당설까지 돌고 있지 않나. 그런 상황에서 일대일 통합이 가능하겠나. 설령 남은 의원 몇 명이 우리 당에 들어와도 양쪽 모두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될 거다.”
정책 연대나 선거 연대 얘기도 나오는데.
“정치적 연대 논의는 포커와 같은 건데 패를 미리 다 보여 주고 하는 포커가 세상에 어디 있나. 게다가 당내 의원 대부분은 개혁 노선과 미래 비전 측면에서 바른정당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과 공통분모가 훨씬 많다고 본다. 실제로 국민의당은 지난해 총선 이후 탄핵을 거치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로 상징되는 구체제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 오지 않았나. 다만 새 정부의 인사 문제나 구체적인 정책 등은 야당으로서 철저히 검증하며 대안을 내겠다는 거고. 현실이 이런데도 민주당을 주적으로 삼고 연대는 바른정당과 하겠다는 것은 큰 걸 버리고 작은 걸 취하겠다는 거나 다름없다.”
통합하면 제2당이 될 수 있다고 하지 않나.
“간단한 덧셈·뺄셈만 해도 답이 나오는 거 아니냐. 안 대표는 지금도 40+11=51이 된다고 주장하는데, 당내 통합 반대 의원 30명 빼면 최대 10명만 따라갈 거고 저쪽에서 합류할 의원도 한 자릿수에 불과한 게 엄연한 현실 아니냐. 40명이 20명 미만으로 줄어드는 게 외연 확장이냐. 이를 뻔히 알 텐데도 안 대표가 무리하게 통합을 밀어붙이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경쟁심 때문인 듯싶다. 이른바 반문연대·비문연대를 통해 차기 대선을 도모하겠다는 것 외엔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영호남 화합이란 명분도 있지 않나.
“명분은 그럴싸하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진 얘기일 뿐이다. 그건 결코 인위적으로 되는 게 아니다. 지난 대선 때도 보지 않았나. 엄청난 탄핵 후폭풍에도 24%를 득표할 만큼 한나라당·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자유한국당의 뿌리는 깊고도 단단하다. 바른정당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그럼에도 안 대표는 통합을 강행할 태세다.
“이 정도의 중대 사안이 의원 대다수의 반대에 부딪히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한국 정치의 오랜 관례 아니냐. 그걸 아니까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계속 밀어붙이려는 것 아니겠나. 하지만 당 대표는 임기가 보장된 최고경영자(CEO)가 아니다. 안 대표의 당내 리더십은 이미 와해된 상태고 바른정당과의 통합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젠 강을 건넜다고 봐야 한다.”
향후 전망은.
“안 대표가 의원들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각종 정치 현안에서 점차 제 목소리를 낼 거다. 국회 내에서도 개혁안엔 적극 찬성하고 견제할 건 확실히 견제하다 보면 자연스레 캐스팅보트 역할을 맡게 될 수 있다.”
이러다 분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높다.
“분당하면 그들 소수파가 나가야 하는데 나가도 갈 데가 없지 않느냐. 10명이 모두 안 대표를 따라간다는 보장도 없다. 우리는 끝까지 국민의당을 지킬 거다. 안 대표 측은 호남 의원들이 결국엔 민주당으로 갈 거라고 주장하는데 호남 민심은 건전한 경쟁을 원하지 합치는 걸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바른정당 의원들과 광역단체장이 한국당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

박신홍 기자 jbj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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