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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 금융지주 회장 ‘셀프연임’에 쓴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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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최종구. [뉴시스]

최종구. [뉴시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지주회사 회장 연임과 관련해 작심 발언을 내놨다. 금융당국 수장이 민간 금융회사 CEO 선출과 관련해 강하게 목소리를 낸 건 이례적이다.

“유력 경쟁자 다 인사조치 해놓고 #대안 없어 내가 한다는 분위기 조성”

최 위원장은 29일 기자 브리핑에서 금융권 인사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은행권 금융지주회사는 특정 대주주가 없다 보니 최고경영자(CEO)가 본인 연임에까지 스스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게 논란의 중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본인 이후 경영 공백 없이 승계작업이 제대로 이뤄지게 하는 것이 CEO의 책무”라며 “시중의 우려처럼 유력하다고 여겨지는 경쟁자를 다 인사조치해서 ‘대안이 없다’는 식으로 만들어 계속 (연임)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중대한 책무 유기”라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민간 금융회사의 경영진 구성은 자율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도 금융당국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협회장 인선에 대한 지적도 내놨다. 최 위원장은 “우연의 일치일지 몰라도 대기업 회원사 출신이 그 대기업의 후원을 받아 회장에 선임된 경우가 많았다”며 “그런 경우가 또 나타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우리은행장과 관련해서는 일절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우리은행장은 과점주주들이 주축이 돼 자율적으로 선임하고 있고 두 후보자의 얼굴 한 번 본 적 없다”며 “당국에서 얘기 간 게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태영 신임 은행연합회장에 대해서도 “자율적으로 선임됐다는 건 다 알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 위원장은 암호화폐(가상통화)에 대한 규제 강화도 예고했다. 최 위원장은 암호화폐 규제와 관련한 질문에 “가상통화는 가치나 교환이 전혀 보장되지 않고 수익의 원천이 투기적 원천밖에 없다”며 “그러한 거래를 금융업의 하나로 포섭할 가능성이나 필요성, 타당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당국은 가상통화 거래에 따른 폐해를 방지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며 “정부부처 내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계속 존속시켜야 하느냐에 의문을 가진 견해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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