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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서청원 '가문 도록' 만들어준 규장각 조사 착수

중앙일보

입력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 [연합뉴스]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규장각)이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이 속한 대구 서씨 가문 관련 자료를 모아 도록을 발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대학본부는 도록 발간이 적절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7월 규장각이 발간한 ‘대구 서씨 학문을 세우고 조선을 비추다’ 도록에는 이 가문 출신 학자들의 초상, 저술, 편지, 그림 등과 대구 서씨 족보 등이 실렸다고 24일 경향신문은 전했다.

서 의원은 도록에 축사를 실었으며 “우리 가문의 업적이 정리된 이 책을 보니 가슴이 벅차다”며 “선조들에게 조금은 낯을 들 수가 있어 기쁘기 한량이 없다”고 적었다.

이 도록을 위해 규장각 관계자들은 규장각뿐만 아니라 한국학중앙연구원, 국립중앙박물관 등의 소장자료를 찾아내 번역하고 묶어내는 작업을 수행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사업계획서나 예산 및 비용처리 관련 서류는 전혀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록 발간 작업 전 서 의원이 규장각 국회 예산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주자 규장각의 권위를 특정 가문에 빌려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이유다.

이에 대해 이상찬 규장각 원장은 해당 매체에 “숙원 사업이던 수리복원 사업의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2010년 서 의원이 주선한 결과 2011년부터 예산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감사한 마음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원장은 “도록 발간은 종중에서 진행해 규장각 명의로 펴내 준 것일 뿐 그 외 절차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는 보직교수 회의에서 해당 내용을 논의한 후 “연구처가 이 도록 발간이 적절했는지를 조사·논의해 그 결과를 본부에 내놓기로 했다”며 “대학 본부에서 도록 발간이 부적절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이 결과를 토대로 어떤 조처를 취할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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