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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위원장 "금융지주 회장, 셀프연임 안돼"…이례적 지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9일 기자 브리핑을 하는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오른쪽).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9일 기자 브리핑을 하는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오른쪽).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지주회사 회장 연임과 관련해 작심 발언을 내놨다.

최 위원장은 29일 금융권 인사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은행권 금융지주회사는 특정한 대주주가 없다보니 해당 CEO가 본인 연임에까지 스스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게 논란의 중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CEO가 가까운 분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본인 연임에 유리하도록 한다는 논란과 함께 유력한 승계 경쟁 후보가 없게 된 상황도 논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본인 이후에 경영공백 없이 승계작업이 제대로 이뤄지게 하는 것이 CEO의 책무”라며 “시중의 우려처럼 유력하다고 여겨지는 경쟁자를 다 인사조치해서 ‘대안이 없다’는 식으로 만들어 계속 (연임)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중대한 책무 유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연히 민간 금융회사의 경영진 구성은 자율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도 금융당국이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수장이 민간 금융회사 CEO 임명과 관련해 강하게 목소리를 낸 건 이례적이다. 은행권 금융지주 회장 중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이번에 연임에 성공했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내년 3월 3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금융권 협회장 인선에 대한 지적도 내놨다. 최 위원장은 “이전엔 우연의 일치일지 몰라도 회원사 중에서도 대기업에 속한 회원사 분들이 그런 그룹의 후원을 받아 회장에 선임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런 경우가 또 나타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차기 회장 선출을 앞두고 있는 생명보험협회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현직인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은 삼성생명 CEO 출신이다.

현재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우리은행장과 관련해서는 일체 개입하지 않음을 재차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우리은행장은 과점주주들이 주축이돼 자율적으로 선임하고 있고 두 후보자는 개인적으로 이름도 최근에야 들었고 얼굴 한번 본 적 없다”며 “그에 대해 당국에서 얘기 간 게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29일 선임절차를 마무리한 김태영 신임 은행연합회장에 대해서도 “많은 분들이 의외라고 하고, 자율적으로 선임됐다는 건 다 알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암호화폐(가상통화)에 대한 규제 강화도 예고했다. 최 위원장은 암호화폐 규제와 관련한 질문에 “가상통화는 가치나 교환이 전혀 보장되지 않고 수익의 원천이 투기적 원천 밖에 없다”며 “그러한 거래를 금융업의 하나로 포섭할 가능성이나 필요성, 타당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금융당국은 가상통화 거래에 따른 폐해를 방지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며 “정부부처 내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계속 존치시켜야 하느냐에 의문을 가진 견해도 많다”고 덧붙였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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