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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요즘 신혼부부들, 인천 송도서 첫날밤 보내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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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이미지 [사진 듀오웨드 아우라링]

결혼 이미지 [사진 듀오웨드 아우라링]

#다음 달 9일 결혼식을 앞둔 A씨(33)는 고민에 빠졌다. 경기도 용인에 신혼집을 마련하고 냉장고·세탁기 등 가구와 혼수 등 웬만한 준비는 끝냈다. 신혼여행도 하와이로 정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피로연 장소와 첫날밤 지낼 곳을 찾지 못했다. 신혼여행은 다음날 오후 비행기였지만 친구 중 가장 먼저 하는 결혼이다 보니 피로연을 벼르고 있어 이들의 과도한 술과 짓궂은 뒷풀이에 다음 날 늦잠을 잘까 봐 걱정되기 때문이다.
A씨는 친구들과 직장 동료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그들이 추천한 곳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호텔이었다. 잘 정비된 산책로와 다양한 먹거리, 즐길 거리가 많고 인천공항과도 4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A씨는 송도에 있는 6개 호텔 중에 첫날밤을 보낼 곳을 선택할 예정이다.

신혼여행 출국 위해 공항 인근 호텔 등 인기 #피로연 하기 좋고, 다음날 출국 부담 없어 #송도, 인천공항 1시간·볼거리·먹거리 다양 #호텔도 5성급 3곳 등 모두 6곳, 15~30만원 #송도 호텔, 얼리·레이트 체크아웃 증가 추세

결혼이미지 [사진 Pixabay]

결혼이미지 [사진 Pixabay]

#지방에 사는 B씨(32·여)는 지난 5월 결혼하면서 신혼 첫날밤을 신혼집이 아닌 호텔에서 보냈다. 다음날 이른 아침 국제선 비행기를 타야 해서 인천공항 근처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결혼식 당일 신랑 친구들의 웨딩카를 타고 도착한 곳이 바로 인천 송도국제도시였다. 오후 늦게 도착한 송도의 첫 이미지는 야간 조명으로 인해 화려했다. 쭉쭉 하늘로 뻗어 올라간 초고층 건물들과 인천대교의 야경이 아름다웠다. 공항까지 4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다 보니 친구들과의 피로연도 마음껏 즐겼다.

제 2 강남에서 하나의 브랜드 된 인천 송도. 센트럴 파크 전경.

제 2 강남에서 하나의 브랜드 된 인천 송도. 센트럴 파크 전경.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신혼부부가 몰리고 있다. 첫날밤을 보내기 위해서다. 인천공항과 가깝다는 이유로 영종도 호텔들이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송도국제도시가 급부상하고 있다. 2009년 인천대교가 개통이 되면서 공항 접근성이 좋아졌다.영종도 호텔들은 국제업무단지에 있다보니 상대적으로 볼거리 등이 다양하지 않아서다.

실제 송도에서 인천대교를 건너 인천공항까지 빠르면 30분에도 도착할 수 있다. 여기에 도심 속 정원으로 불리는 센트럴파크에서 산책하거나, 배를 타고 빌딩 숲을 감상할 수 있다. 송도신도시와 바다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G-타워 전망대와 TV 예능프로에 출연했던 배우 송일국과 ‘삼둥이’가 다녀간 음식점도 인기 코스 중 하나다. 영화와 음식, 쇼핑을 한번할 수 있는 ‘트리플스트리트’도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인천대교 방파제.

인천대교 방파제.

또 하늘 위에서 즐기는 최고의 낭만 ‘루프탑(Rooftop·건물 옥상)’ 카페도 많다. 인천관광공사는 올봄 핫 플레이스(Hot place)로 송도 내 루프탑 명소를 소개하기도 했다. G타워 전망대, 루프탑이나 송도 호텔 등지에서 바라보는 송도 시내와 바다, 인천대교의 야경이 볼만하다.

선택 가능한 호텔도 5성급 3곳과 4성급 3곳 등 모두 6곳이 있다. 5성급은 한옥으로 지은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 쉐라톤그랜드인천호텔, 오크우드프리미어인천호텔이다. 4성급은 홀리데이 인 인천송도호텔, 오라카이 송도파크호텔, 송도센트럴파크호텔이다. 이들 숙박료는 기본룸 기준으로 5성급의 경우 25만~30만원, 4성급은 15만~25만원 정도 한다.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 전경. [사진 경원재 앰배서더]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 전경. [사진 경원재 앰배서더]

A씨는 “몇 년 전에 아는 형님이 결혼 후 공항 근처 호텔에서 첫날밤을 보냈는데 주변이 썰렁해 정말 잠만 잤다는 말을 들었다”며 “인터넷으로 송도를 찾아봤는데 숙박시설도 꽤 있고, 놀 거리·먹거리·볼거리가 많아 친구들과 신나게 피로연을 즐겨도 부담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송도 오크우드 프리미어 호텔 전경 [사진 오크우드 프리미어]

송도 오크우드 프리미어 호텔 전경 [사진 오크우드 프리미어]

‘송도에서의 첫날밤’은 호텔 객실수 증가에서도 나타났다. 오전 11시~낮 12시에 이뤄지는 통상의 체크아웃시간보다 비행기 시간을 맞추기 위해 일찍 또는 늦게 나가는 커플들이 많다.

오라카이 송도파크 호텔 전경 [사진 오라카이 송도파크]

오라카이 송도파크 호텔 전경 [사진 오라카이 송도파크]

홀리데이 인 송도 호텔 측에 따르면 투숙객 가운데 오전 6시~9시 사이에 이뤄지는 ‘얼리’(early) 체크아웃 고객이 지난해 300객실에서 올해 10월 말 현재 400객실로 늘어났다. 동남아와 괌 등은 오전 7~10시 사이에 비행기가 출발하기 때문에 일찍 체크하는 것이다.

또 오후 3시~6시 사이의 ‘레이트’(late) 체크아웃 고객도 150객실에서 280객실로 늘어났다. 하와이와 동남아 일부 지역의 비행기 시간이 오후 8시 전·후다. 이 호텔은 신혼부부임을 밝히는 투숙객에는 샴페인 1병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제 2 강남에서 하나의 브랜드 된 인천 송도. G타워에서 바라본 센트럴 파크 전경.

제 2 강남에서 하나의 브랜드 된 인천 송도. G타워에서 바라본 센트럴 파크 전경.

두현수 홀리데이 인 송도 지배인은 “얼리·레이트 체크아웃 고객들 대부분은 젊은 신혼부부들”이라며 “인천공항과 한 시간 이내 거리,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다 보니 송도를 많이 선택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도의 또 다른 호텔인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도 가을 결혼시즌인 올 10월 한 달 동안 얼리 체크아웃 한 경우가 20객실이나 됐다. 이달 들어서도 16쌍이 호텔을 일찍 나섰다고 한다.

경원재 호텔 관계자는 “호텔과 인천공항을 잇는 대한항공 리무진 버스가 있다 보니 호텔에서 묵은 뒤 리무진을 이용해 공항으로 가는 분들이 많다”며 “신혼부부들도 송도를 선호하고, 실제 숙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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