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서 사는 젠투펭귄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식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28일 충남 서천에 위치한 생태원의 에코리움 극지관에서 전시 중인 젠투펭귄이 최근 알을 낳고 부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에코리움은 지구 상의 여러 생태계를 재현해 놓은 대규모 생태 전시공간으로, 이곳에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젠투펭귄을 전시하고 있다.
이곳 젠투펭귄 두 쌍은 지난 9월 25일부터 순차적으로 각각 2개씩 총 4개의 알을 낳았는데, 각 쌍별로 하나씩 2개가 부화한 것이다.
하나는 지난달 31일에, 다른 한 쌍이 낳은 알은 지난 11일에 부화했다.
아직은 어미의 경계로 성별까지는 확인하지 못했으나, 현재 건강 상태는 양호한 편이며 각각 25㎝와 17㎝ 정도로 자랐다.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펭귄도 조류의 일종이어서 새끼들의 성장이 빠른 편이라서 45일 정도면 어미와 크기가 비슷해진다"며 "다음 달 중순에는 어미만큼 자란 새끼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에 펭귄은 모두 18종이 있으며, 젠투펭귄은 젠투펭귄 속(屬) 펭귄 중에서 황제펭귄과 킹펭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펭귄이다.
눈 위의 흰 얼룩무늬와 주황색 부리가 특징이며, 펭귄 중에서 꼬리가 가장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육 상태에서는 보통 2개의 알을 낳으며, 부화율은 50%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생태원은 지난 2012년 11월 일본 나고야 항 수족관에서 남극 펭귄인 젠투펭귄 6마리(수컷 4마리, 암컷 2마리)와 턱끈펭귄 4마리 (수컷 1마리, 암컷 3마리)를 도입, 에코리움 극지관에서 관리하고 있다.
한편, 생태원은 이번에 젠투펭귄이 번식에 성공한 것이 남극과 비슷한 환경을 조성했기 때문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생태원은 우선 펭귄의 생체리듬 조절을 위해 조명을 여름(남극의 겨울)에는 5시간으로, 겨울(남극의 여름)에는 20시간으로 유지했다.
또 자갈과 조약돌 등으로 둥지를 만들고, 인공눈을 만들어 뿌리기도 했다.
이와 함께 펭귄 전시 공간에 편광 필름을 부착, 펭귄의 스트레스도 최소화했다. 편광 필름을 붙이면 관람객은 펭귄을 볼 수 있으나, 사육장에서 관람객 쪽을 보면 관람객은 보이지 않고 거울처럼 펭귄의 모습만 비치게 된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