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2단계 협상, 내달 정상회담서 개시 선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다음달 중순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서비스·투자 분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시작된다.

양국 관계 악화로 2년간 협상 못해 #외교 소식통 “사드 관련 곧 좋은 소식”

베이징의 고위 외교소식통은 27일 한국 특파원단과 만나 “다음달 중순 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한·중 FTA 2단계 협상 개시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한·중 양국은 2015년 FTA를 체결하면서 이견이 첨예했던 서비스·투자 분야를 제외했다. 대신 “FTA 발효 2주년이 되는 12월 20일 이전에 2단계 협상을 시작하고, 협상 개시 2년 안에 체결을 위해 노력하자”고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둘러싼 갈등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서 2단계 협상을 개시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따라서 이번 협상 착수를 “지난달 56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연장 합의에 이어 양국 관계가 정상 궤도에 오르는 방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베이징 고위 소식통은 “사드는 현 단계에서 일단락된 것”이라며 “중국이 합의 이후에도 계속해 사드를 거론하는 것은 기존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는 바람을 반복 표현하는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사드 합의 이후 중국 측의 의미 있는 사드 보복 해제가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서비스·투자 분야 FTA 후속 협상 개시가 양국 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심상렬 광운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서비스 분야는 제조업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돈과 사람이 직접 이동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의식·문화·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단순히 이익·불이익을 떠나 제조업 중심에 머물렀던 양국 경제 관계가 더 확장될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세종=장원석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