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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미수습자가족 “유감이지만 악의적 은폐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중앙일보

입력

세월호 유골 은폐 의혹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좌)과 18일 목포 신항을 떠난다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현장을 떠나는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우) [연합뉴스 프리랜서 오종찬]

세월호 유골 은폐 의혹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좌)과 18일 목포 신항을 떠난다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현장을 떠나는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우) [연합뉴스 프리랜서 오종찬]

해양수산부가 유골 추가 수습 사실을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뒤늦게 알린 데 대해 가족들이 27일 “유감이지만 악의적 은폐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월호 미수습자 5명(남현철·박영인·양승진·권재근·권혁규)의 가족들은 이날 이같은 입장문을 냈다. 가족들은 입장문을 통해 “11월 17일 장례를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해도, 세월호에서 유해가 발견됐다면 해수부 세월호현장수습본부는 저희에게 최우선으로 알려야 했는데 그러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해 은폐’ 보도가 나온 후 혼란스러웠고 고통스러웠다”며 “다만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힌 이철조 본부장과 김현태 부본부장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족들은 “유해가 발견된 폐지장물은 세월호에서 이미 수색이 진행된 곳(객실)에서 나온 것이라 한다. 때문에 장례를 앞둔 저희에게 그들이 유해 발견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을 악의적 은폐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목포신항에서 그들과 긴 시간을 함께 했던 저희는 두 사람의 해명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 한다. 이미 시신없는 장례까지 치른 저희가 무엇이라고 더 이해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유가족들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관계자들이 2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회적 참사법)이 본회의 처리를 기다리며 기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유가족들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관계자들이 2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회적 참사법)이 본회의 처리를 기다리며 기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족들은 “목포신항에 더 머무르지 않겠다는 힘든 결정을 내렸지만 세월호 수색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라며 “선체 직립과 미수습자 수색 과제가 남아 있고 세월호 참사가 왜 일어났는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이러한 참사가 반복되지 않을지에 대한 고민과 실행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해수부는 지난 17일 오전 세월호에서 나온 물건들을 세척하는 과정에서 작은 크기 유골 한 점을 발견했으나 21일에서야 조은화·허다윤양 어머니, 김창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장에게 이를 알렸고 다른 미수습자 가족에게는 22일에 유골 수습 사실을 알렸다.

 해수부는 “이 본부장이 뼛조각이 기존에 수습된 조은화·허다윤양의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보고를 받고 다음날 미수습자 장례 일정에 영향을 줄까 봐 장례와 삼우제를 마치고 알리려 했다”고 해명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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