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찬주 육군 대장에 대해 “괘씸죄 때문에 이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언급했다.
정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찬주 육군 대장이 구속되기 전 제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꽤 긴 분량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정 의원에 따르면 박찬주 육군 대장은 ‘(8월8일) 군 검찰에 출두할 때 군복을 입고 오라는 지시가 있었으나 거절했다. 군인의 명예를 생각해 사복 차림으로 나갔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정 의원은 이에 “육군 대장에게 군복입고 포토라인에 서라고 지시한 사람이 청와대 안보실장입니까? 국방부 장관입니까? 아니면 육군 참모총장입니까? 저는 박찬주 대장이 ‘상부의 지시’를 묵살한 괘씸죄 때문에 이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공관병 갑질이 무혐의라면, 박대장의 뒤를 탈탈 털어서라도 구속시키라’고 지시한 사람은 또 누구입니까?”라고 되물었다.
군 검찰은 지난 10월 박 대장의 공관병에 대한 부당행위 부문(직권남용)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하기로 했다. 대신 2014년 고철업자 A 씨에게 2억2000만원을 빌려주고 7개월 동안 이자로 5000만원(연리 30%꼴)을 받기로 한 정황을 포착해 뇌물 및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그러면서 “저는 청와대 정무수석 시절,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새 국방장관으로 ‘김관진 합참의장’을 대통령께 강력히 천거했습니다. 그 사람만한 국방장관감이 없다는 게 군 안팎의 일치된 평가였습니다. 그 분이 수갑을 차고 포토라인에 선 것을 보면서 가슴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가 새 정권에 잘 보여 출세하려고 사이버사령부에 정치적 댓글을 달도록 지시했다는 검찰 주장을 저는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호남 출신인 그가 '호남 사람 배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이야기는 또 뭡니까?”라고 밝혔다.
이어 “적폐청산 6개월, 사무치는 원한들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두 장군들뿐 만이 아닙니다. 조국 민정수석, 많은 이들의 가슴에 맺힌 한을 앞으로 어떻게 감당할 생각입니까? 그만하자, 얘기하십시오. 전 정권들에 대한 정치보복, 한풀이 이쯤에서 접으십시오. 그게 민정수석의 책무입니다”라고 적었다.
정 의원은 지난달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된 국감에서 박 대장을 언급하며 ‘700만 원 정도 향응 접대받은 게 무슨 죄가 되느냐’는 요지로 발언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33년 이상 국가에 헌신한 대장이 이 정도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으면 연금 혜택도 못 받고 처량한 여생을 보내야 할 것”이라며 “무리하고 가혹한 적폐 청산의 희생양이다”라고 말했다. 또 “박 대장과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