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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캠페인 美정가 강타속 17선 의원 누드사진 트위터 떠다녀

중앙일보

입력

17선의 미국 하원 중진 의원이 알몸 사진이 인터넷에 오르면서 워싱턴 정가가 또 다시 성추문에 휩싸였다.
헐리우드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 성추문에서 비롯된 성폭력 고발 ‘미투(#MeToo, 나도 당했다)’캠페인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일이다.

조 바튼 공화 하원 의원의 누드 사진 폭로로 워싱턴 정가 시끌 #“경찰 신고하겠다”는 바튼의 협박 음성과 외설 영상도 언론에 제공 #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20일 트위터에 68세의 조 바튼(공화ㆍ텍사스) 하원의원 누드 사진이 공개돼 돌아다녔다. 바튼 의원이 쓴 것으로 보이는 외설적인 성적 메시지도 포함돼 있었다. 이에 더해 바튼 의원이 “관련 자료들의 폭로 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해당 여성에게 말한 전화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는가 하면 음란 동영상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커지고 있다. 버튼 의원은 1985년 첫 당선 이후 17선을 한 중진이다.

자신의 누드 사진이 트위터에 공개돼 구설에 오른 조 바튼 미 하원 의원. [AFP=연합뉴스]

자신의 누드 사진이 트위터에 공개돼 구설에 오른 조 바튼 미 하원 의원. [AFP=연합뉴스]

트위터에 사진이 돌자 바튼 의원은 이 여성과 은밀한 사생활 자료를 공유해온 사실을 인정했으며 두 사람의 관계가 끝난 뒤 그녀가 인터넷에 이를 공개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두 번째 아내와 이혼하기 전 별거 기간 다른 여성들과 성관계를 했다. 각 관계는 합의에 따른 것이었고 지금은 끝났다”며 “더 나은 판단을 하지 못했던 것은 유감이며 지역구 주민을 실망시켜 죄송하다”고 공개 사과했다.

이 여성은 언론을 통해 새로운 폭로를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15년 두 사람의 전화통화 기록을 공개하면서 사진을 비롯한 각종 자료를 그녀가 인터넷에 공개하지 않겠다고 동의해주지 않으면 의회 경찰에 신고해서 수사를 받게 하겠다는 바튼 의원의 발언을 보도했다. 이에 바튼 의원은 “의회 경찰이 수사를 해주겠다는 전화를 해와서 나는 허락을 했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녹취록에 나온 여성의 말이 나에 대한 잠재적 범죄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헐리우드 거리에서 진행됐던 성폭력과 성희롱에 반대하는 ‘미투’행진. [AP=연합뉴스]

지난 12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헐리우드 거리에서 진행됐던 성폭력과 성희롱에 반대하는 ‘미투’행진. [AP=연합뉴스]

WP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혼인 이 여성은 2011년 바튼 의원의 페이스북에 글을 남기면서 ‘5년간의 관계’를 시작하게 됐다. 이후 서로 ‘외설적 메시지’를 교환하다가 2012년 봄과 2014년 워싱턴DC와 텍사스를 차례로 방문해 바튼 의원과 잠자리를 했으며 두 여행 경비 모두 바튼 의원이 지불했다고 설명했다. 이 여성은 바튼 의원이 의회 회의장이나 상임위 회의 중에도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또 통화 녹음기록 외에 바튼 의원과 주고받은 메시지와 함께 외설적 장면이 담긴 53초 분량의 휴대전화 동영상도 WP에 제공했다.

이번 사건으로 바튼 의원이 법적 제재를 받을 일은 없을 것으로 워싱턴 정가는 보고 있다. 노골적인 성관련 이미지를 본인의 동의 없이 공개하는 것은 워싱턴과 텍사스에서 ‘보복 포르노 금지법’에 따라 중범죄로 처벌한다. 현재 30개 이상 주에서 비슷한 법을 채택하고 있으며 연방법은 아직 없다.
바튼 의원의 누드 사진이 등장한 것은 익명의 트위터 계정이었으며, 촬영 시기와  트위터에 올린 사람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선 로이 무어. 성추문 의혹이 불거져 같은 당 지도부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AP=연합뉴스]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선 로이 무어. 성추문 의혹이 불거져 같은 당 지도부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AP=연합뉴스]

하지만 각종 성추문 의혹이 미 정가를 강타하고 있는 상황에서 닥친 일이라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오는 12월 12일 열리는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선 로이 무어가 앨라배마주 검사보 시절 14~18세 여성 4명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공화당 지도부가 그의 사퇴를 요구해 왔다. 민주당 하원 내 서열 5위인 린다 산체스 의원은 최근 “몇 년 전 동료 의원한테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백해 의회에 충격을 줬다. 재키 스피어 민주당 하원의원도 최소 2명의 현역의원이 보좌관을 성추행했다고 증언했다. 자신도 의회 직원 시절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CNN은 50여명의 여성 의원과 전ㆍ현직 보좌관을 인터뷰한 결과 대부분이 성추행을 경험했거나 피해사례를 들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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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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