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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만 바라보고 있을 순 없다'…국내 기업들 중동으로 GO~

중앙일보

입력

‘중국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다. 성장 잠재력이 큰 중동으로 가자.’

이마트 PB 화장품 브랜드 '센텐스' 사우디아라비아 쇼핑몰 입점 #아모레퍼시픽은 아랍에미리트에 '에뛰드하우스' 매장 열어 #"시장 활짝 열린 중동, 성장 잠재력 커"

국내 기업들이 화장품업체를 선두로 앞다퉈 중동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그간 해외시장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에 혼쭐이 난 영향이다. 얼어붙었던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해빙 무드를 보이지만,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로 곤욕을 치른 국내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판로 변화에 나서고 있다.

그간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화장품업계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이마트는 자체 화장품 브랜드인 ‘센텐스’로 중동을 공략한다. 이마트는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유통그룹인 파와츠 알호카이르(Fawaz Alhokair)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했다고 23일 밝혔다. 파와츠 알호카이르가 운영하는 쇼핑몰에 단독 매장을 연다. 이 회사는 21개 쇼핑몰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 3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인 리야드와 제다에 각각 매장을 열고 내년 말까지 4개 매장을 더 개점할 계획이다. 센텐스는 이마트의 자체상품(PB)인 화장품 브랜드로, 클렌징‧향수‧샴푸‧보디로션 등 150개 제품이 나온다.국내에는 지난해 7월 이마트 죽전점에 첫 매장을 연 후 현재 18개 점을 운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도 중동 첫 매장 개점을 앞두고 있다.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 1호점을 열고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등 중동 전역에 매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중동 최대 유통업체로 꼽히는 알샤야그룹(Alshaya)과 파트너십 계약을 하고 본격적인 중동 공략에 나서고 있다. 첫 매장은 메이크업 화장품 브랜드인 ‘에뛰드하우스’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토니모리 매장.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토니모리 매장.

토니모리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서만 매장 5곳을 운영하고 있다. 제다(2개), 리야드(1개), 알바틴(1개), 다와드미(1곳) 등이다. 지난해 중동에 있는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에 입점했다. 현대아이비티는 지난 6월 글로벌 마케팅그룹인 LMTD그룹과 250억 달러(약 28조원) 규모의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합작사 설립 계약을 했다. 화장품 브랜드인 ‘비타브리드’를 앞세워 중동 상류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일찌감치 중동 공략에 나섰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만 더페이스샵 매장 60여 개가 있다.

국내 화장품업체가 중동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영국 유로모니터는 중동 화장품 시장이 2015년 180억 달러(약 19조5624억원)에서 2020년 360억 달러(약 39조1248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화장품 시장 평균 성장률(6.4%)의 두 배다.

여성은 얼굴을 포함한 신체 부위가 드러나지 않아야 한다는 ‘히잡 문화’를 비롯해 여성에 대한 제재가 완화하면서 외모 관리에 관심을 갖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주원인이다. 2015년 여성의 경제 활동 제재가 풀린 영향도 크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증가하면서 소득도 늘고 있다. 이 떄문에 국내 화장품업체뿐 아니라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도 중동 진출에 적극적이다. 크리스챤 디올은 지난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첫 매장을 열었다.

KOTRA에 따르면 2008년 13만5000달러(약 1억5000만원)에 불과하던 한국 화장품의 중동 수출액은 지난해 3582만 달러(약 401억원)로 크게 늘었다. 8년간 265배 뛰었다. 이주호 이마트 해외사업 담당은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10% 이상 성장해 중동에서도 화장품 소비가 많은 국가”라며 “한류 영향으로 K뷰티에 관심이 많고 빠르게 화장할 수 있는 색조제품과 기능성 제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란 첫 한국 편의점도 문을 열었다. BGF리테일은 지난 20일 이란에 CU 써데기예(Sadeghiye)점을 열었다. CJ제일제당은 중동을 목표로 할랄식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엄격하다고 손꼽히는 '말레이시아 이슬람발전부(JAKIM) 할랄(Halal) 인증'을 2013년 3월 획득한 후 현재 두바이·카타르를 포함한 중동 지역에 ‘비비고’를 앞세워 한식을 소개하고 있다. 연평균 매출은 100억원 수준이다.

이동기 한국무역협회 국제협력실장은 "이란의 경우 지난해 시장이 개방되었고 그간 폐쇄적인 성향이 있었던 중동 지역은 앞으로 다양한 산업군이 발달할 가능성이 큰 지역"이라며 "화장품을 비롯해 다양한 제품의 수출 효자시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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