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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멀티족'… 올림픽, 하나만 잘하면 뭔 재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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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10대에는 핸드볼 선수, 20대 땐 유럽육상선수권 1600m 릴레이 우승, 30대에는 스켈레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토리노 겨울올림픽 여자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마야 페데르센(34.스위스.사진(上))의 복잡한 궤적이다. 2000년 노르웨이로 이사하면서 육상을 접고 스켈레톤으로 전향한 페데르센은 출산을 위해 2003~2004년 2년을 쉬었다. 엄마가 된 뒤 빙판으로 돌아온 페데르센은 2005년 월드컵 정상에 오르더니 올림픽까지 제패하는 힘을 과시했다. 페데르센은 "내 인생은 온통 스포츠로 꽉 채워져 있다"고 말했다.

토리노에는 한 가지 종목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 '멀티 플레이어'가 많다. 39세의 나이에 남자 스켈레톤에서 우승, 겨울 올림픽 사상 개인종목 최고령 금메달리스트가 된 더프 깁슨(캐나다)은 고등학교 때 레슬링 선수였으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와 봅슬레이 선수를 거쳐 스켈레톤 정상에 올랐다.

'투잡스 족'도 있다. 스키 크로스컨트리 여자 15㎞ 추발에서 은메달을 딴 카테리나 누마노바(33.체코)는 산악자전거(MTB) 선수를 겸하고 있다. 1994년 취미활동으로 산악자전거를 시작한 누마노바는 2년 뒤 애틀랜타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18위에 올랐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우승, 흑인 최초의 겨울 올림픽 개인종목 금메달리스트가 된 샤니 데이비스(24.미국.사진(左))는 쇼트트랙을 겸하는 흔치 않은 선수다. 데이비스는 2005년 세계쇼트트랙선수권 5000m 계주에서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두 종목에 걸쳐 왕좌에 오른 선수도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 금메달리스트인 채드 헤드릭(29.미국.사진(右))은 '인라인 황제'로 더 유명하다. 헤드릭은 세계인라인월드컵에서 무려 50회나 우승했다. 스케이팅으로 눈길을 돌린 것은 2002년, 3년 만에 얼음판까지 제패했다. 남자 500m 금메달리스트인 조이 칙도 인라인 미국 주니어챔피언이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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