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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인, 김종대 의원에 “환자 인권 더 보호하고 싶은 것은 의사들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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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은 없다' 저자 응급의학과 전문의사 남궁인 씨(좌)와 김종대 정의당 의원(우)[중앙포토]

'만약은 없다' 저자 응급의학과 전문의사 남궁인 씨(좌)와 김종대 정의당 의원(우)[중앙포토]

응급의학과 전문의 겸 작가 남궁인씨가 이국종 아주대학교 중증외상센터장을 비판한 김종대 정의당 의원을 향해 “환자 인권을 더 보호하고 싶은 것은 의사들이다. 일선에 선 사람을 비난할 시간에 사회를 비난하고, 관련 법을 만드는 데 힘을 쏟으라”고 맹비난했다.

남궁인씨는 22일 자신의 SNS에 장문의 글을 통해 의료인이 의료업무 중 알게 된 정보를 누설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이라는 김 의원의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현행 의료법을 위반한 범죄 행위’가 들어간 문장을 읽고 쓰지 않으려 했으나 도저히 쓰지 않을 수 없었다”며 글을 시작했다.

남궁인씨는 “의료에 종사하는 자는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거나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며 “일부러 기자회견을 열어 일개 환자의 정보를 떠벌일 의사는 아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북한군 귀순, 판문점에서의 총격, 국민과 언론의 큰 관심 때문에 사회가 의사에게 그 사람의 상태를 물었고, 의사는 그 책임을 짊어지고 누군가의 물음에 답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가 언급했던 기생충·감염 여부·옥수수·분변 등은 단순히 환자를 살리려고 고군분투한 사람의 언어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의원은 이 교수가 귀순 병사의 위장, 옥수수까지 공개한 건 '인격 테러'라며 국가 기관의 압박으로 이 교수의 기자회견이 열린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남궁인씨는 “적어도 의사는 환자 배 안에 무엇이 들어있어도 호들갑 떨거나 놀라지 않고 그것을 직시해 치료 방법을 찾는다”면서 “환자 상태를 보고 나와 소상히 알리는 언어가 당신에게는 극단적인 이미지로 보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사는 환자가 살아났다고 축하한다는 말은 하지 않고, 대신 수고했다고 한다”면서 “방에 앉아서 누군가를 꾸짖고 치하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병사가 회복되었다고 축하할 자격도 없다”고 덧붙였다.

남궁인씨는 마지막으로 “제발 일선에 있는 사람을 비난할 시간에 인권에 대한 법을 만들어 달라”면서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어떤 신념을 가지고 행하는지 헤아려주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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