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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희 국세청장, “과거 세무조사 잘못에 국민께 사과…적법 조치 등 권고사항 차질없이 추진”

중앙일보

입력

“국세청에서 국민의 신뢰가 손상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승희 국세청장이 22일 서울지방국세청에서 열린 국세행정개혁위원회에 참석해 과거 세무조사의 위법성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국세청]

한승희 국세청장이 22일 서울지방국세청에서 열린 국세행정개혁위원회에 참석해 과거 세무조사의 위법성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국세청]

한승희 국세청장이 2008년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 등 과거 세무조사 과정에서 “중대한 조사권 남용이 있었다”라는 국세행정개혁 태스크포스(TF)의 조사 결과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또 TF가 권고한 ‘적법 조치’를 차질없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한승희 청장, 취임후 국세청 자문기관인 국세행정개혁위원회에 첫 참석 #태광실업 세무조사 등에 대해 '사과'...검찰 고발, 감사원 감사 청구 등 검토하기로 #국세행정개혁위원회 신임 위원장에는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 위촉 #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 신설, 빅데이터 센터 설립 등 추진

한 청장은 22일 국세청 자문기관인 국세행정개혁위원회에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했다. 한 청장은 “일부 사안에서 세무조사의 중립성과 공정성이 훼손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들이 확인됐다”라며 “국세행정을 책임지는 국세청장으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 청장은 “중대한 위반 행위가 확인된 사안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적법 조치하고, 필요시 외부기관의 감사 등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TF의 권고사항이 있었다”며 “이를 적극 수용해 차질없이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12월 10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15시간에 걸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중앙포토]

2008년 12월 10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15시간에 걸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중앙포토]

앞서 국세청은 세무조사 개선 등을 위해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를 단장으로 외부 위원 10명을 포함해 19명이 참여한 TF를 지난 8월부터 운영했다. TF는 국회와 언론 등에서 문제를 제기한 62건의 세무조사에 대한 자체 점검을 했다. 그리고 지난 20일 태광실업 세무조사 과정에서 중대한 위반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국세청은 TF의 권고에 따라 검찰 고발이나 감사원에 대한 감사 청구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세행정개혁위원회는 이날 전임 위원장인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에 이어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을 신임 위원장을 위촉했다. 또 한시 기구인 국세행정개혁 TF에서 제안하는 개혁방안을 지속 점검ㆍ추진하기 위해 TF의 위원장을 맡았던 강병구 교수를 신임 위원에 선임했다.

한 청장은 “향후 한시적 기구인 TF 활동이 종료되면, 국세행정개혁위원회에서 실행방안을 확정하고 이행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세행정개혁위원회는 납세자의 권리를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국세청은 본청에 납세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그간 납세자보호위원회는 세무서ㆍ지방국세청 단위로 운영됐다. 이 기구를 본청에도 설치해 납세자들이 부당한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지 여부를 가릴 기회를 한번 더 주기로 한 것이다. 또 위원회의 심의가 국세청 쪽으로 유리하게 적용되지 않도록, 납세자보호관 이외에는 민간 위원으로 납세자보호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 4차산업혁명 등 변화하는 세정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빅데이터 구축ㆍ활용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국세청은 2019년까지 ‘빅데이터 센터’를 설립하기로 하고, 기본계획 및 세부 실천계획 마련, 전문인력 채용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중이다. 국세청은 이를 통해 체계적인 빅데이터 분석ㆍ활용기반을 구축해 납세자별 맞춤형ㆍ통합형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탈세혐의 분석 역량을 강화해 지능적 탈세를 철저히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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