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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포지션 변경, 팀 부진 이겨내고 웃은 김요한

중앙일보

입력

11월 21일 인천 대한항공전에서 페이크 점프를 뛰고 있는 OK저축은행 김요한. 미들블로커는 날개 공격수를 위해 희생을 해야 한다. 김요한은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사진 한국배구연맹]

11월 21일 인천 대한항공전에서 페이크 점프를 뛰고 있는 OK저축은행 김요한. 미들블로커는 날개 공격수를 위해 희생을 해야 한다. 김요한은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사진 한국배구연맹]

팀을 옮기고, 포지션까지 바꿨다. 설상가상으로 팀 성적도 좋지 않았다. 그랬던 김요한(32·OK저축은행)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미들블로커'로서 처음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는 기쁨 때문이었다.

2007년 LIG손해보험(KB손해보험 전신)에 입단한 김요한은 10년간 팀의 간판으로 활약했다. 문성민(현대캐피탈)과 함께 한국 배구를 이끄는 거포였지만 점점 기대치가 떨어졌다. 결국 김요한은 올시즌을 앞두고 OK저축은행으로 트레이드됐다. 이적과 동시에 김요한에겐 또 하나의 과제가 주어졌다. 미들블로커로의 변신이었다. 센터진이 비교적 약한 편인 OK저축은행의 김세진 감독은 어깨가 아픈 김요한을 미들블로커로 활용하기로 했다.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김요한은 김 감독의 설명을 이해했다. 그러나 그동안 소화했던 윙스파이커나 아포짓으로 주로 뛰던 그에게 미들블로커는 낯설었다. 아킬레스건 부상까지 겹치는 악재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팀 성적도 좋지 않았다. 김요한의 속도 타들어갔다. 얼굴에서도 자신감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김요한은 "감독님이나 석진욱 코치님이 좀 더 적극적으로 하라고 주문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21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김요한은 희망의 빛을 찾았다. 모처럼 선발출전한 그는 이날 7점을 올렸다. 이적 후 최다 득점. 주포로 활약하던 시절에 비하면 보잘 것 없지만 의미있는 활약이었다. 특히 4개의 블로킹 셧다운을 잡아내 대한항공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팀도 3-1(25-21, 33-31, 25-27, 25-21) 승리를 거둬 탈꼴찌에 성공했다. "블로킹과 서브에서 기대하고 있다"던 김세진 감독의 기대도 맞아떨어졌다. 김 감독은 경기 뒤에도 "김요한의 움직임을 칭찬하고 싶다. 블로킹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오늘처럼 한다면 계속 주전으로 나갈 수 있다"고 평했다.

경기 뒤 수훈선수로 인터뷰장에 들어선 김요한의 표정도 밝았다. 그는 "이겨서 너무 좋다. 아직 만족스럽진 못하지만 오늘 경기는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어 기쁘다. 오늘이 잘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그는 "팀 성적이 좋지 않다 보니 더 신경쓰였다. 트레이드되서 왔는데 못보여줘 선수, 감독, 코치님께 죄송했다"고 했다. 이날 경기에서 OK저축은행 미들블로커 박원빈은 블로킹을 하다 손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11바늘을 꿰맸다. 김요한이 그만큼 채워야 할 부분이 생긴 것이다. 김요한은 "이제 처음 도움이 된 것 같다. 안주할 수 없다. 앞으로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포지션 변경의 어려움에 대해선 솔직하게 털어놨다. 김요한은 "적응하려면 아직 멀었다. 감독님이나 코치님께서 위치나 상황에 대해 지적하고 알려주신다. 그대로만 따르면 되기 때문에 마음은 편하다"고 했다. 아킬레스건 부상에 대해선 "100% 나은 건 아니라 아직 통증이 있다. 그래도 참고 할 만한 정도"라고 했다. 자신을 내려놓는 과정도 차분히 해내고 있다. 그는 "예전보다 공격비중이 줄었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센터로서 수행해야되는 능력이 떨어지는데 우리 팀 센터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팀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하겠다"고 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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