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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수 고등학교 후배, “리수 형! 리수 형!” 외치던 과거 공개

중앙일보

입력

가수 하리수가 지난 2월 한 패션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고등학생 후배라고 밝힌 네티즌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중앙포토, 페이스북]

가수 하리수가 지난 2월 한 패션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고등학생 후배라고 밝힌 네티즌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중앙포토, 페이스북]

하리수 고등학교 후배를 밝힌 한 네티즌이 당시를 회상한 글을 올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일 페이스북에는 “문득 생각이 난다. 하리수 씨는 내 고등학교 선배다”라고 시작한 장문이 글이 올라왔다. 네티즌은 “선생님들이 전근을 가지 않는 사립 고등학교였기에 하리수 씨의 고3 시절 담임 선생님이 아직 국어선생님으로 계셨고, 다른 선생님들도 그녀에 관한 얘기를 곧잘 꺼내곤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남녀공학이지만 하리수 씨가 다니던 시절만 해도 거칠기로 유명한 남고였다. 그런 학교에서 하리수 씨는 쉬는 시간마다 곱게 화장을 하는, 눈에 띄게 ‘예쁘장한 학생’ 이었다고”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매년 축제를 기해 학교를 방문했다. 무대에 서서 학생들에게 인사를 건넨 적도 있고, 스케쥴이 바빠도 교무실엔 꼭 들러 선생님들을 뵙고 갔다. 지금 생각해 보면 대단한 용기다. 철없는 학생들이 하리수 씨를 볼 때면 동물원 원숭이에게 하듯이 야유섞인 조롱을 하기도 하고, ‘리수 형! 리수 형!’ 이라고 외치며 그녀 뒤를 졸졸 따르기도 했으니까”라고 회상했다.

 또 “하지만 적어도 나는 하리수 씨가 얼굴을 찡그리는 모습을 본 적이 없고, 내가 졸업할 때까진 매년 학교를 찾아 온 그녀를 보았다. 그리고 학교 도서실엔 하리수씨가 기증한 책만 천 권이 넘게 꽂혀 있었다. 크지 않은 도서실이었기에, 아무 책이나 꺼내 표지를 들춰 보면 으레 ‘하리수 님이 기증하신 도서입니다’ 라는 도장이 찍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하리수 씨야말로 소수자 인권을 몸소 우리에게 알려 준 스승이었던 것 같다. 적어도 그녀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던 교사들은, 자신들이 가르치던 남학생이 여성이 되어 돌아온 것에 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지 못했다”며 “한참이 지났지만 하리수 씨의 용기에 감사드린다. 그녀가 고등학교 선배라는 게 자랑스럽다”고 글을 마쳤다.

 경기도 성남시의 해당 고등학교를 다닌 하리수의 또 다른 여성 후배도 이날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정말 얘들이 ‘리수형 리수형’해도 화를 한 번 안냈다”며 “도서관에 기증한 책도 모두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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