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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 중국의 '쌍중단'고수에 "북 테러지원국 내주초 발표"

중앙일보

입력

새러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이 16일 오후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주 초반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에 대해 결정하고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백악관 유튜브]

새러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이 16일 오후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주 초반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에 대해 결정하고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백악관 유튜브]

중국의 쌍중단(북한 핵미사일 시험 및 한ㆍ미 군사훈련 중단) 고수에 미국 백악관이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카드를 다시 꺼냈다.
새러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주 초반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 여부에 대해 결정을 하고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오후 4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만날 예정이어서 이 자리에서 이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17일 오후 틸러슨 국무장관과 만나 논의할 듯 #샌더스 "정상회담, 중국 특사 방북 논의해…전폭 지지"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아시아순방 성과를 직접 발표하면서 예상과 달리 북한 테러지원국 지정 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다. 대신 “시진핑 국가주석이 9일 정상회담에서 동결을 위한 동결(쌍중단)을 (북핵 해법으로) 받아들이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중국 외교부는 12시간 만에 “쌍중단이 현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이며 합리적 방안”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정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쌍중단은 대화와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돌파구를 찾는 방안이고, 쌍궤병행(雙軌竝行ㆍ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은 한반도의 장기적 안정을 실현하는 방안”이라며 “쌍중단은 첫발일 뿐 종착점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날 샌더스 대변인은 중국 외교부의 공식 부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양국이 서로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고 다르다”며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다른 입장이라는 데 동의하기 때문에 그것(쌍중단)은 더 진전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쑹타오 중국 특사 방북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서 시진핑 주석과 광범위하게 논의했던 것중의 하나”라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노력을 분명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로 촉발된 '쌍중단 불가' 논란을 ‘중국과 입장이 다름을 인정한다(agree to disagree)’며 하루만에 봉합한 것이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논란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 협상 조건에 대해 분명하고 통일된 입장이 없다는 허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사실 미국이 중국의 쌍중단 제안을 반대하는 이유는 명확한 것으로 지적돼왔다. ① 북한의 불법적인 핵ㆍ미사일 시험과 정당한 한ㆍ미 훈련을 교환해야할 등가성이 없으며 ② 북한 핵미사일 위험이 큰 상황에서 전략자산 전개 등 한ㆍ미 방어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③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를 포함해 ‘동결 합의’는 이미 여러차례 실패했다 등이다.  그러나 미국의 북한과 협상을 시작할 전제조건에 대해선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이 수차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진지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밝힌 게 거의 유일하다.
이와 관련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16일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과 개발을 중단하고 무기를 수출하지 않는다면 대화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매티스 장관은 이날 북미방공사령부(NORAD)를 방문하는 군용기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군은 최근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중단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60일 간 중단한 이유에 대해선 “여러분이 알면 가르쳐달라”며 답변하지 않았다.
이날 매티스 장관의 대화 시사 발언에 대해 데이나 화이트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우리는 외교관들이 힘의 기반 위에서 협상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고 있지만, 북한이 향후 무엇을 하고, 하지 않을지 예측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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