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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 일본어 장편 '초록의 탑' 발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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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1907~1942.사진)이 일본어로 쓴 장편소설 '초록의 탑(綠の塔)'을 김윤식 명지대 석좌교수가 발굴했다. 박성규(朴性圭)가 삽화를 그린 '초록의 탑'은 1940년 1월 7일부터 4월 28일까지 '국민신보'에 15회에 걸쳐 연재된 것으로 2백자 원고지 8백50장 분량이다. 국민신보는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의 자매 주간지였다.

김교수는 현대문학의 지난 5월호에 게재한 '이효석의 일어 창작 장편 '초록의 탑'에 대하여'라는 글에서 '초록의 탑'을 발굴하게 된 경위와 줄거리를 밝히고 문학적 가치를 평가했다.

소설의 줄거리는 경성제대 영문과생 안영민이 일본인 친구 마키 나오야의 여동생 요코와 사랑에 빠졌다가 일본인 연적(戀敵)의 개입으로 요코와 이별하고 문학부 강사(오늘의 조교수) 내정이 취소되는 등 굴곡을 겪지만, 폐혈증을 앓는 요코를 도쿄로 찾아가 수혈해 준 것을 계기로 사랑을 회복한다는 것이다.

김교수는 한설야가 39년 국민신보에 연재했던 소설 '대륙'을 찾는 과정에서 '초록의 탑'을 우연히 발견했다. '국민신보'는 타블로이드판 주간지로 한회분 50여장이 5개 장(章)에 나눠 실려 있다.

김교수가 '초록의 탑'을 분석.평가한 틀은 '이중어 글쓰기'라는 개념이다. 김교수는 "이효석은 일본어로 창작하더라도 미적인 완성도가 높은 밀도있는 작품을 써야 한다는 주의였다"고 밝혔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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