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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만난 안철수-유승민…안 "개혁의 파트너" 유 "호남 배제는 오해"

중앙일보

입력

오해는 풀고 공통점은 강조했다. 연대·통합을 모색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의 14일 만남이 그랬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국민의당 대표실에서 양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국민의당 대표실에서 양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유 대표는 취임 인사 차 안 대표를 찾아 30분 동안 회동했다. 두 사람은 만나자 마자 “개혁의 파트너”(안 대표), “생각이 같다”(유 대표) 등의 말을 던졌다. 안 대표는 주로 유 대표와의 공통점을 강조했다. 안 대표는 “유 대표는 경제학자로 저는 벤처기업가로 시작했다"며 "개혁의 파트너로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 협력을 시작하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유 대표는 국민의당과의 공통점을 부각했다. 유 대표는 “바른정당과 많은 부분에서 생각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짧은 시간 어느 정도 합의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진솔한 대화를 통해 양당 간의 협력을 얘기하자”고 덧붙였다.

유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을 만나 “전술핵 재배치와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ㆍTHAAD)체계, 한미동맹 등 국민의당이 안보에 대한 생각을 많이 정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민의당 박지원ㆍ정동영ㆍ천정배 의원 등은 “햇볕정책을 포기하라는 바른정당과는 정체성이 다르다”며 통합에 반대해왔다.

이날 두 사람은 배석자를 물리고 10분 간 독대했다. 안 대표 측에서 “두 분만 이야기를 하게 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는 선거연대나 향후 통합 추진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갔을 가능성이 크다. 안 대표는 배석자가 있는 자리에서는 주로 유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선거 연대 등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유 대표는 이날 회동 후 “안 대표께서 정책 연대나 선거 연대 말씀을 하시는데 제가 분명한 답은 아직 못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연대 가능성은 당연히 열어놓고 생각해보겠다”며 “구체적인 방법이나 국민의당이 얼마나 의지를 가졌는지 직접 확인이 안 됐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회동 후 “당 내부에서 지방선거를 치르려면 선거연대까지 논의해 볼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당장은 예산과 여러 개혁입법이 현안이지만 공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선거연대 논의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는 좀처럼 진도를 내지 못했다. 국민의당 내에서 “유 대표가 통합의 조건으로 호남 배제와 햇볕정책 포기 등을 제안한 건 우리 정체성을 포기하라는 것”이라며 반발이 있었다. 유 대표도 이같은 반발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그런데 이날은 달랐다. 유 대표는 “호남배제라고 한 적은 없고 지역주의를 탈피하고 극복하자는 얘기였다. 당 의원들에게 잘 설명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유 대표는 12월까지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등과의 통합 논의에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 당의 세를 불리지 못할 경우 추가 탈당이 있을 수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이날 라디오에서 “새 지도부의 중도ㆍ보수통합에 대한 진정성 있는 노력을 보고 계속 바른정당 소속일지 보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바른정당 의원들을 “잔류 배신자 집단”이라며 “(통합의)문을 닫을수 밖에 없는 것은 그들과 같이 하는 것은 당내 분란만 키우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유 대표 입장에서는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유 대표는 “당 의원들에게 국민의당과 소통하는 창구를 만들겠다라고 동의를 구했다”며 “안 대표에게도 양당 의원들의 모임인 국민 통합 포럼 등 여러 창구가 있으니 그런 창구를 통해 대화가 오갔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일단 통합 논의의 공은 안철수 대표에게 넘어갔다. 국민의당은 21일 끝장토론을 통해 바른정당과의 통합 등 당의 진로를 논의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바른정당발 중도ㆍ보수 대통합에 견제구를 날렸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유 대표가 중도보수 통합론을 얘기했는데 그 취지는 충분히 이해가 가나 우리 정치가 마주한 시대적 과제는 진보와 보수로 구분돼 나눌 수 없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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