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언어능력 향상에 ‘동화책’보다 ‘수학’이 더 효과적”

유아의 언어능력 향상에 동화책 읽기보다는 수학 개념을 가르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포토]

유아의 언어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동화책 읽기보다 기초적인 수학 개념을 가르치는 것이 더 도움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 미국 퍼듀대에 따르면 이 대학의 박사과정 대학원생 에이미 나폴리와 데이비드 퍼퓨라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실험 아동 심리학 저널’에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만 3~5세(평균 4.1세)인 취학 전 유아 114명의 언어·수리능력을 측정하고 부모와 유아 사이의 상호작용이 언어·수리능력의 변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분석했다.

그 결과 부모가 유아와 함께 수학 활동을 한 경우 수리능력뿐 아니라 전반적인 언어능력까지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놀라운 점은 ‘동화책 읽어주기’ 등 언어 사용과 직접 관련된 활동보다 오히려 수학 활동이 언어능력 향상에 더 도움이 된 것이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한 명확한 인과관계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한 가지 가설을 내놨다.

나폴리 교수는 “가능한 설명 중 하나는 부모들이 수학에 관해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수치와 대소 비교에 관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며 “이것이 유아들의 언어 구사 능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자들은 이 같은 결과를 활용한 교육법도 제시했다.

퍼퓨라 교수는 “수와 양에 관한 얘기를 하기에 이른 나이는 없다”며 “부모들은 집에서 아이들에게 수를 세고, 수를 양과 결부시키며 수치를 비교해, 많고 적음을 따지게 하는 방식으로 수학 학습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퍼퓨라 교수는 “예를 들어 ‘간식거리로 쿠키가 있다’ 대신 ‘간식거리로 쿠키 세 개가 있다’라고 말하는 방식으로 수를 세는 데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나폴리는 “이런 방식으로 수학에 집중하는 일은 가정교육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부모들이 (유아들에게 하는) 가정교육에 수학 개념을 포함하면 확실히 효과가 있음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