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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될거야 사인펜’, ‘저소음 손목시계’…대학이 만든 수능 선물들

중앙일보

입력

고려대의 '고대빵'이 수능 수험생 대상 선물용으로 출시한 찹쌀떡. [사진 고대빵 홈페이지]

고려대의 '고대빵'이 수능 수험생 대상 선물용으로 출시한 찹쌀떡. [사진 고대빵 홈페이지]

‘장원 급제’라는 글씨가 복주머니 모양의 종이 포장지에 담긴 찹쌀떡. 고려대 대학사업단이 운영하는 빵집 ‘고대빵’의 매장에서 최근 가장 잘 나가는 제품이다.

대입 수학능력시험 시기에 맞춰 선물용으로 출시했는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고대빵은 대학내 3개 매장과 인터넷 등에서 제품을 판매한다. 고대빵은 수능시험과 빼빼로데이를 함께 겨냥해 선물용 마카롱 세트와 빼빼로도 내놓았다.

고대빵 관계자는 “찹쌀떡이 가장 인기가 많다. 찹쌀떡은 명절 때도 출시하는데, 수능 시기에 선물용으로 더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고려대의 '고대빵'이 수능과 빼빼로데이를 겨냥해 만든 선물용 상품들. [사진 고대빵 홈페이지]

고려대의 '고대빵'이 수능과 빼빼로데이를 겨냥해 만든 선물용 상품들. [사진 고대빵 홈페이지]

매년 수능시험(올해는 11월 16일) 때가 되면 다양한 수험생 전용 상품들이 출시된다. 대형 마트와 베이커리, 편의점 등에는 초콜릿이나 엿 등 먹거리가 전시된다. 응원 문구가 적힌 담요나 양말, 핫팩, 보온병 등 기존에 판매되던 상품들이 '수능 선물용'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대학들이 만든 수능시험 관련 상품들도 적지 않다. 대학 내에서 소규모로 판매되다보니 비교적 덜 알려져 있다. “대학이 왜 수능시험 관련 상품을 파느냐”는 비판을 의식해 대학들도 마케팅에 적극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몇몇 대학들은 학교 안 매점 등에서 기존에 팔던 상품 일부를 수험생 선물용으로 포장한 기획 상품을 내놓거나, 수능 시기에 맞춰 대학 이름이 새겨진 초콜릿 등을 출시한다.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이 판매하는 '수능 학용품 세트'. [사진 서울대 생협 홈페이지]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이 판매하는 '수능 학용품 세트'. [사진 서울대 생협 홈페이지]

'잘될 거야'라고 적힌 서울대 생협의 컴퓨터용 사인펜. [사진 서울대 생협 홈페이지]

'잘될 거야'라고 적힌 서울대 생협의 컴퓨터용 사인펜. [사진 서울대 생협 홈페이지]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은 학교 안 매점과 홈페이지를 통해 6500원짜리 ‘수능 학용품 세트’를 판매한다. 시험 때 쓰는 컴퓨터용 사인펜 2개와 3색 볼펜, 샤프, 지우개, 수정 테이프, 핫팩 2개가 담겨있다. 낱개로 250원인 컴퓨터용 사인펜에는 서울대 마크와 함께 ‘잘될 거야’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평소에도 파는 문구류들을 수능 시험에 맞게 재포장한 것이다.

서울대 생협이 판매하는 '저소음 손목시계'. [사진 서울대 생협 홈페이지]

서울대 생협이 판매하는 '저소음 손목시계'. [사진 서울대 생협 홈페이지]

‘서울대 저소음 손목시계’는 1만2000원이다. 올해부터는 수능시험장에 시침과 분침만 있는 아날로그 시계만 반입할 수 있게 규정이 바뀌어 수험생들에게 아날로그 시계를 선물하는 분위기도 일부 생겼다. 서울대 초콜릿은 수험생 선물용으로 만든 것은 아니지만, 수능시험 시기나 입시 철에 많이 팔린다고 한다.

연세대가 올해 처음 출시한 '연세대 밀크초콜릿'. [사진 연세우유]

연세대가 올해 처음 출시한 '연세대 밀크초콜릿'. [사진 연세우유]

연세대의 ‘연세 우유’는 올해 처음으로 ‘연세대 밀크초콜릿’을 출시했다. 전국 홈플러스 매장의 수능 프로모션 존에서 3900원에 팔리고 있다. 연세 우유 관계자는 “연세대 밀크초콜릿은 고칼슘 분유를 사용한 제품으로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의 선물로 좋다”고 말했다.

수험생 선물용 상품을 파는 대학들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재학 중인 학생들보다는 해당 대학을 지원한 수험생의 가족이나, 대학에 오고 싶은 중·고교 학생들이 최종 소비자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지는 않더라도, 결국 '절박한' 수험생을 상대로 한 ‘상술’로 이해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평소에도 판매하던 상품들이다. 수능시험 선물용으로 상품을 따로 만든 것은 아니다”며 “대학이 수능시험을 돈벌이에 이용하면 안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편의성 등 만을 고려해 만든 상품이다”고 말했다.

송우영 기자 song.wo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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