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리본 서울 올림픽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40억 세계인의 초미(초미)의 관심사가 될 서울올림픽. 최대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개·페회식이다.
전파를 타고 전 세계에 동시 위성중계 될 개·폐회식은 보고 즐기는 단순한 놀이에 그치지 않고 온 인류가 함께 느끼고 생각하는 감동의 강으로 승화되어야하며 나아가 한 민족의 역량과 문화가 만천하에 울려 퍼지는 역사적인 일대 전기가 되기 때문이다.
지구촌 가족이 서울올림픽을 통해「화합과 전진」을 이룬다는 주제를 표현하게 될 개·폐회식은 한국문화의 독창성과 첨단과학기술을 이용한 전위적인 충격이 가미, 온 인류의 눈과 귀, 그리고 마음을 한데 묶는 찬란한 무대로 펼쳐지게된다.
그동안 두 번씩이나 이념의 장벽에 부딪쳐 반쪽 잔치로 끝나고만 올림픽이 12년 만에 분단의 땅 한반도에서 비로소 하나가 된다는 재결합의 뜻을 표출한다.
또한 민족고유의 정신을 살려 개회식을 해맞이, 폐회식을 달맞이의 양(양)과 음(음)의 기조로 잡는 고유성을 담고있다.
이와 함께 세계최초로 레이저광선으로 하늘에 그림을 투사시키는 첨단과학기술과 관객의 의표를 찌르는 연극 성이 한데 조화를 이루게된다.
9월17일 상오10시 반부터 하오1시50분까지 3시간 20분 동안 진행되는 개회식은 2만1백9명의 출연진이 나와 한국민속무용 1작품을 비롯, 현대무용7, 민속놀이3, 태권도 및 외국 민속무용4작품 등 모두 15작품을 연출한다.
장내 공간인 메인스타디움으로부터 시작됐던 종전방식을 과감히 탈피, 시원하게 뚫린 한강에서 강변 제를 시작으로 펼쳐지는 개회식은 서울올림픽대회의 성공과 참가자 전원의 안녕을 기원하는 길놀이로 이어진다.
길놀이의 행렬이 주 경기장에 이르면 성화대를 감싸고 있던 세계 수(수)가 신비스럽게 벗겨지며 하늘과 땅의 만남을 기리는 해맞이 공연이 펼쳐지고 이윽고 11시 정각, 88명의 나팔수가 울리는 팡파르로 서울올림픽은 그 대단원의 막을 올리게 된다.
각 국 선수단 입장과 개회선언·성화점화로 이어지는 개회식 공식행사가 끝나면 청명한 가을하늘 높이 1백 개의 파라슈트가 경기장상공에 백화처럼 펼쳐진다.
식후공연은 음양의 만남, 남북의 만남, 동서양의 마주침을 상징하는 고싸움놀이로 더욱 흥을 돋우게 되고 이어 관중카드섹션으로 주 경기장이 온통 황금색으로 바뀌면서 역대 올림픽 마스코트동물과 로봇 및 6대륙민속무용단이 각기 특색 있는 춤을 추며 잠실벌은 환상의 도가니로 빠져든다.
이때 UFO를 본뜬 물체가 떠오르면서 비행물체 밑에 달린 곤도라에 세계적인 가수가 서울올림픽노래를 선창, 경기장을 가득 메운 세계인파가 손에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르며 자연·인간·기계, 그리고 외계인까지도 서울올림픽과 인류의 미래를 축복하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한편 16일간의 열전을 벌인 후 10월2일 하오7시에 시작되는 폐회회식은 1만4천여 세계젊은이들이 따뜻한 우정을 나누는 흥겹고 정겨운 분위기 속에 상모놀이와 세계리듬체조로 막을 연다.
선수단이 입장하고 IOC위원장 주제 하에 그리스기·태극기 및 차기올림픽개최지 스페인기등 3기 게양이 끝나면 올림픽을 통해 하나가된 지구공동체의 의의를 되새기기 위해 인류역사를 상징하는 다섯 개의 영상과 음악으로 구성된 레이저쇼가 한국의 가을밤하늘에 화려하게 펼쳐진다.
영원한 전진과 화합을 염원하는 온 인류의 꿈을 실은 대형기구가 서울의 깊은 가을 밤하늘로 떠오르며 등불 춤과 아리랑이 잠실벌을 가득 메운다.
이윽고『92년 바르셀로나에서 다시 만나자』라는 전광판의 자막과 함께 인류의 대제전 서울올림픽은 역사적인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문일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