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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등 8명 복당식, 예정보다 46분 늦어져 … 주변선 “처음부터 군기 잡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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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바른정당을 탈당한 김무성 의원 등 8명의 의원이 9일 자유한국당에 재입당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정우택 원내대표, 홍준표 대표, 김 의원, 강길부·김영우 의원(왼쪽부터)이 맞잡은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이로써 한국당의 의석수는 107석에서 115석으로 늘었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바른정당의 13일 전당대회 이후 한국당에 합류하기로 해 이날 간담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박종근 기자]

바른정당을 탈당한 김무성 의원 등 8명의 의원이 9일 자유한국당에 재입당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정우택 원내대표, 홍준표 대표, 김 의원, 강길부·김영우 의원(왼쪽부터)이 맞잡은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이로써 한국당의 의석수는 107석에서 115석으로 늘었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바른정당의 13일 전당대회 이후 한국당에 합류하기로 해 이날 간담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박종근 기자]

9일 오전 10시, 김무성 등 바른정당을 탈당한 의원 8명의 자유한국당 입당식이 여의도 당사에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30분이 지나도 열리지 않았다. 한 당직자는 “원내대책회의가 늦어져서…”라고 했지만 주변에선 “처음부터 군기 잡네”라는 소리가 나왔다. 10시36분, 이철우 한국당 의원이 앞장섰고 이어 김무성·김용태 의원 등 8명이 주르르 들어왔다. 어떤 이는 고개를 숙였고, 누군가는 멀뚱멀뚱 앞만 쳐다봤다. 화려한 귀환과는 거리가 있었다.

홍준표 “좌파 정부 저지에 공동전선” #김 “생각 차이 따지기엔 나라 위중” #바른정당·국민의당은 통합론 재가동 #남경필 “문 열 것” 안철수 “외연 확장”

어색한 침묵이 10분쯤 흐른 10시46분, 그제야 홍준표 대표가 등장했다. 홍 대표는 환하게 웃었다. 김무성 의원과 먼저 악수했다. 그러고는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좌파 정부가 폭주기관차를 몰고 가는데 우리가 공동전선을 펴서 저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도 한마디 했다. “서로 간에 생각의 차이나 과거의 허물을 묻고 따지기에는 나라가 위중하다”고 했다. 하지만 활기가 있어 보이지 않았다. 물도 자주 마셨다. 비공개 회의 뒤 강효상 대변인은 “복당 의원들이 홍 대표에게 ‘받아줘서 감사하다’고 하는 등 소회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복당한 8명은 김무성·강길부·김영우·김용태·이종구·황영철·정양석·홍철호(다선 순) 의원이다. 주호영 의원은 13일 복당 예정이다.

입당식에 앞서 자유한국당은 당원자격심사회의를 열어 승인 절차를 밟았다. 이날 복당한 인사는 의원 8명을 포함해 원외 당협위원장 50명, 기초·광역의원 48명 등 총 106명이다.

친박계는 반발했다. 이장우 의원은 “김무성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입당하라”고 했다. 김진태 의원은 “차라리 바른정당 자강파가 소신 있다”고 꼬집었다.

친박계는 이에 그치지 않고 복당 절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이완영 의원 등 15명은 이날 오후 원내행정국에 의총 소집 요청서를 제출했다. 바른정당 탈당파 입당식이 열린 지 5시간 만이다. 의총 소집은 재적의원 10분의 1의 동의가 있으면 가능하다.

복당 절차를 둘러싼 충돌은 이날 오후 열린 의총에서도 있었다. 이헌승 의원은 “정식으로 입당 절차가 진행된 것이냐”고 따졌다.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해당 행위가 심한 자는 최고위 승인을 거쳐야 한다’는 내용이 당원규정 제5조 2항에 있는데도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명목상의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어 ‘날치기’ 승인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바른정당 잔류파와 국민의당의 통합 움직임도 다시 가동하는 모양새다. 11명의 바른정당 의원은 전날 ‘중도·보수 대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남경필 지사는 “국민의당에까지 연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9일 “정체성을 지키며 외연 확장을 통해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 정당의 역할”이라고 화답했다. ‘중도개혁’이라는 말도 했다. 안 대표 비서실장인 송기석 의원도 “바른정당과 선거연대에서 더 나아가 통합까지도 가능하다고 내부 공론화로 결정이 된다면, 12월까지 절차가 이뤄져야 시너지 효과가 난다”며 구체적 일정도 제시했다.

하지만 호남 중진 등 당내 반발은 적지 않다. 이날 권노갑·정대철 전 의원 등 동교동계 당 고문단은 오찬회동을 갖고 “바른정당과 통합 시 같이할 수 없다는 건 분명하다”고 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적 협력은 할 수 있지만 정체성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당을 함께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바른정당 내에서도 통합 논의가 모아질지도 관건이다. 남경필 지사와 정병국 의원 등은 국민의당을 포함한 외연 확장을 말하면서도 한국당과의 통합에 방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안효성·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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