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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톈안먼 광장 비웠다, 中 '트럼프 황제의전' 2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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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9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의장대 사열을 받고 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9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의장대 사열을 받고 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중국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측으로부터 이틀째 특급 의전을 받았다. 8일 자금성(紫禁城)을 통째로 비워 ‘1일 황제’ 체험을 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9일에는 중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역사적인 장소인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의장대 사열을 받았다.

중국은 이날 행사를 위해 톈안먼 광장을 비우고 주변 도로를 통제했다. 아침 출근시간인 탓에 버스에서 내려 걸어가는 베이징 시민들이 속출했다. 톈안먼 광장은 총면적이 44만㎡로 100만여 명이 동시에 모일 수 있는 곳이다. 제법 쌀쌀한 날씨인 데도 불구하고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은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광장의 서쪽 끝에 자리한 인민대회당 앞에 먼저 나와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맞았다.
오전 9시 20분쯤 트럼프 대통령이 탄 차량이 모습을 드러내자 시 주석은 미소를 지으며 환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의 소개를 받으며 지난달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와 19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격상한 중국 고위층 인사들과 인사를 나눴다. 왕양(汪洋) 부총리와 양제츠(楊潔篪) 외교 담당 국무위원 등이 이 자리에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미·중 확대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미·중 확대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측 수행단을 소개했다. 특히 테리 브랜스테드 주중 대사를 앞에 두고 “나의 아주 오랜 친구”라고 추켜세웠다. 아이오와주 주지사 출신인 브랜스테드 대사는 지난해 대선 때 최대 격전지인 아이오와의 승리를 이끈 일등공신이다. 시 주석과도 1980년대 허베이성 현서기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막역한 관계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특별보좌관도 행사에 모습을 보였다.
두 정상은 21발의 예포 소리와 함께 의장대 사열을 받으며 인민대회당 앞 황금색 연단으로 이동했다. 양국 어린이들이 성조기와 오성홍기를 흔들며 환영하자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사열 도중 군악대 앞에서 두 정상이 한참 서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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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검은색 코트에 빨간색 넥타이를 한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 내내 큰 표정 변화가 없었다. 전날 검은 코트와 구두를 신었던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분홍색 꽃자수가 들어간 오리엔탈풍의 롱드레스를 입고 나타나 중국 측이 마련한 레드카펫을 밟았다.
시 주석은 8일에 이어 청색 계열의 넥타이를 맸다. 그는 지난달 당 대회에선 황제를 상징하는 자주색 계열 넥타이를 매 외신의 관심을 모았지만, 이번엔 달랐다. 펑 여사 역시 연이틀 단정한 단색 코트 차림으로 비교적 수수했다.

9일 베이징의 반창초등학교에서 멜리니아 트럼프 여사와 펑리위안 여사가 학생들로부터 '복' 자가 쓰인 손글씨 선물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9일 베이징의 반창초등학교에서 멜리니아 트럼프 여사와 펑리위안 여사가 학생들로부터 '복' 자가 쓰인 손글씨 선물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15분간 공식행사를 마친 뒤 양국 정상 부부는 우리의 국회의사당에 해당하는 인민대회당으로 올라갔다. 시 주석은 인민대회당 입구에서 전날 자금성에서처럼 톈안먼 광장을 직접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오늘 환영식은 참으로 감동적이었다"며 "전 세계가 지켜봤다. 세계 각지에서 전화가 걸려오더라. 이처럼 아름다운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두 정상은 확대 정상회담을 마친 후 인민대회당 내에서 열린 미·중 기업인 행사에 함께 모습을 나타냈다. 이 자리에서 짧은 연설을 했다. 잠시 뒤 두 사람은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차례대로 각자 공동성명을 낭독했다. 그러나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은 없었다.

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일본과 한국에선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CNN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왔고, 시 주석은 언론 탄압을 가해왔다”고 이날 분위기를 간접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 이후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첫 중국 방문 때 질문을 받지 않은 유일한 대통령”이라고 전했다.
한편 트윗광인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사용을 통제하고 있는 중국에서도 트윗을 멈추지 않았다. 트럼프는 자금성에서 촬영한 양국 정상 부부의 기념촬영 사진 등을 8일 밤 올린 데 이어, 9일 정상회담 직후에는 “열렬한 환영행사를 열어준 시 주석에게 감사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의장대 사열 동영상을 게재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시진핑 부부, 쌀쌀한 날씨에도 먼저 나와 마중 #브랜스테드 주중 대사 앞두고 "내 오랜 친구" #"오늘 환영식은 감동적…전 세계서 전화 걸려와" #멜라니아는 오리엔탈풍 롱드레스 입고 나타나 #공동성명만 발표 한 뒤 질의응답 안 받고 퇴장 #트위터 통제국가서 트윗 멈추지 않고 계속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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