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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 로봇' 10월께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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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아이에게 노래와 율동을 가르치고, 외출한 집주인에게 집안 상황을 알려 주고, 애완견 밥을 챙겨주는 일까지….

이런 기능을 가진 가사 도우미 로봇이 10월께 나온다. 정보통신부 지원으로 100만원대 국민로봇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유진로보틱스(사장 신경철.50)는 최근 시제품 '주피터(가칭)'의 개발을 마치고 기능을 보완 중이다.

주피터는 똑똑하다. 1000개 단어와 그 단어를 조합한 명령을 알아 듣는다. 인터넷 관련 사이트에 연결하면 노래를 부르고 날씨 등 각종 정보도 알려 준다. 외출 때 휴대전화를 걸면 집안 곳곳을 보여주기도 한다. 배터리가 바닥나면 스스로 콘센트를 찾아가 힘을 비축한다. 리모컨이나 휴대전화 또는 음성으로 주피터를 통제할 수 있다.

신 사장은 "누구나 필요로 하는 로봇, 누구나 살 수 있는 로봇을 만들어 1가구 1로봇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1960년대 만화영화 '우주소년 아톰'을 보면서 로봇개발의 꿈을 키웠다. 악당을 물리치는 아톰은 그의 우상이었다. 그는 지난해 국내외에서 4만여 대를 판 청소로봇 '아이클레보(iclebo)'를 내놓기도 했다.

신 사장은 "아이들이 만화나 영화를 보면서 상상하는 일을 현실로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유진이 지난해 11월 완구브랜드 '지나월드'를 인수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 브랜드를 단 첫 로봇완구 '트랜스봇(가칭)'이 곧 나온다. 무선 리모컨으로 조작되는 이 로봇은 자동차로 변신해 달리다가 다시 로봇으로 돌아가 레이저 총으로 전투를 벌이기도 한다.

신 사장은 90년 서울 디지털산업단지(옛 구로공단)에 산업용 로봇 공장을 세웠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엔 설비 투자가 줄어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99년에 지능형 서비스로봇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투자자들이 외면해 일이 잘 안됐다. 2003년 정부가 지능형 서비스 로봇을 '10대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지정했지만 지난해 초 열었던 투자설명회도 큰 소득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엔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한다. 아이클레보가 성공한 데 힘입은 결과다.

신 사장은 대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대기업의 가정용 로봇시장 진출은 시장의 크기를 더욱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마케팅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글=임장혁 기자 <jhim@joongang.co.kr>
사진=김태성 기자 <t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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