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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첫날] 북한, 核폐기 4단계안 제시

중앙일보

입력

북한과 미국은 27일 중국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 팡페이위안(芳菲苑)에서 열린 6자회담 첫날 전체회의에서 북핵 폐기와 대북 안전보장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북한은 특히 기조발언에서 북.미 동시 행동 원칙에 입각한 4단계 핵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북.미 양측은 본회담 뒤 회의장 내 소파에서 별도의 양자접촉을 30분 가량 가진 데 이어 중국 측 주최 환영만찬에서 1시간 가량 다시 접촉해 귀추가 주목된다.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는 북핵 문제는 국제 사회에 대한 위협요소라고 규정하고, 북한이 조기에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핵을 폐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그러나 북한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 대해 적대시할 의도나 북한을 공격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않으며 관계 개선에 나설 용의도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또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대북 경제지원과 식량지원이 포함된 과감한 접근법(Bold Approach)을 취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김영일 외무성 부상은 기조연설에서 "우리가 말하는 핵무기보다 더한 무기는 정신적인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 미국이 농축우라늄 핵 개발을 들고 나와 제네바 핵합의를 파기했다"면서 "농축우라늄 핵 개발 계획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이 중유 공급을 재개하면 핵개발 포기 의사를 천명하고 ▶북.미 불가침조약이 체결되면 핵사찰을 수용하며 ▶북.미, 북.일 수교가 이뤄지면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고 ▶경수로가 완공되면 핵 폐기를 단행하는 4단계의 북.미 동시행동 방안을 제시했다.

金부상은 그밖에 북한이 그동안 강조해온 핵 억제력 강화 입장과 달리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한국의 이수혁 외교부 차관보는 기조발언에서 북한이 핵 폐기 과정에 들어가면 대북 경제지원과 인도적 차원의 식량지원을 확대하고, 대북 에너지 지원도 할 수 있다는 3단계 대북 접근법을 밝혔다. 6개국 대표단은 28일 다시 전체회의를 한다.
[베이징=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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