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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갖고 겸손하게..." 책임감 다진 '명예박사' 유승민 IOC 위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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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경기대 체육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유승민 IOC 선수위원. 수원=김지한 기자

3일 경기대 체육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유승민 IOC 선수위원. 수원=김지한 기자

"IOC 선수위원으로 도전할 때의 초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3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대학교 종합강의동 최호준홀에서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명예체육박사 학위를 받고 한 말이다. 사실상 한국 유일의 IOC 위원인 그는 명예박사를 받고 담담하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경기대 학부·대학원을 졸업한 유 위원은 이날 개교 70주년을 맞은 경기대에서 국제 스포츠 발전과 올림픽 정신 구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날 명예박사학위 수여식엔 박영진 경기대 이사장, 김인규 경기대 총장, 이에리사 전 국회의원, 강문수 대한탁구협회 부회장, 정현숙 탁구대표팀 총감독 등 학교, 체육계 관계자들과 남현희(펜싱), 기보배(양궁), 김재범(유도) 등 종목을 망라한 절친한 선후배 스포츠 스타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유 위원은 지난해 8월 리우올림픽 기간 열린 IOC 선수위원 선거에서 전체 23명 후보 중 2위로 당선됐다. '발로 뛰는 선거 운동'으로 하루 15시간씩 총 2만여명을 만나면서 이뤄낸 쾌거였다. 2024년까지 IOC 선수위원직을 맡는 그는 IOC 내에서 선수수행그룹위원회, 마케팅위원회, 학습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성과도 냈다. 스포츠심리·영양학·코칭 기술 등 선수들에게 필요한 학습 온라인 프로그램에 한국 선수들을 위한 한글 자막을 포함하자는 의견을 내세워 내년 초부터 정식 서비스를 이끌어냈다. 또 올림픽운동과 선수에게 크게 기여한 은퇴 지도자에게 주는 IOC 지도자 성취상 제정에도 큰 역할을 했다. 이렇게 다양한 활동에도 유 위원은 "아직 IOC 위원으로서 배워가는 단계"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탁구 영웅'에서 '스포츠 외교관'으로 변화하고 있는 유 위원이 스스로 강조한 건 초심, 그리고 겸손함이었다. 유 위원은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뒤, 답사를 통해 "6살 때 처음 탁구 라켓을 잡고, 14살 때 최연소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됐다. 그러나 어렸을 때부터 항상 부모님과 지도자 선생님들께선 '잘난 척과 자만은 서서히 퍼지는 독(毒)과 같아서 늘 경계해야 한다'고 지도하셨다"면서 "스포츠 선수와 코치로 살던 내게 스포츠 행정가라는 수식어가 하나 추가됐다. 처음 IOC 위원으로 도전했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IOC 선수위원 활동에 대한 포부로 "선수들을 위한, 선수들에 의한, 선수들의 체육계를 만들고자 하는 꿈이 있다. 세계의 좋은 스포츠 시스템, 체계적인 시스템 도입으로 한국이 스포츠 강국을 넘어선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대 체육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유승민(가운데) IOC 선수위원. [사진 유승민 위원 페이스북]

경기대 체육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유승민(가운데) IOC 선수위원. [사진 유승민 위원 페이스북]

유 위원은 내년 2월 개최되는 평창 겨울올림픽을 알리는데도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일 인천 송도달빛공원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성화봉송 행사에서 와이어를 타고 임시봉화대에 불을 붙이는 역할도 했다. 그는 "평창올림픽을 앞둔 이때 체육계가 조금 어렵다. 하지만 올림픽 성공과 국내 체육계가 힘차게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오늘 받은 명예박사 학위가 체육계를 발전시켜야하는 사명으로 받아들이고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국내 체육은 물론 세계체육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수원=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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