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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나 파즈호 침몰현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크리스마스를 마닐라에서 보내기 위해 가족 10명과 함께 도나 파즈호에 탔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레나토·아시스토」군(19)은 『어린이들과 노인들이 바다 위에 떠 있었으나 구조요원들은 살아있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그들을 건질 틈이 없었다』고 회상.
그는 약 3km를 헤엄쳐 때마침 그곳을 지나던 선박에 구조됐는데『바닷물을 마실때마다 가솔린 냄새가 났다』고 말하고 『폭발음이 들러 돌아다보니 도나 파즈호가 화염에 휩싸이며 침몰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
○…군인인 「로트가르도·니도」 씨는 여객선이 화물선과 충돌한지 두 시간만에 물 속으로 사라졌다고 전하고 대부분 승객들이 차마 아이들을 남겨두고 탈출할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다 변을 당했다면서 자신은 나무 조각에 의지해 목숨을 건졌다고 말했다.
○…「살바도르·바크살」씨는 『선실에 있을 때 갑자기 폭발음이 났으며 배가 쿵하며 멈추는 것 같았다』면서 『창문을 통해 내다보니 불길이 보였다』 고 당시 상황을 설명.
『나는 딸에게로 달려갔는데 불과 2분도 안돼 선실에 연기가 찼다』면서 『나는 신속히 딸과 함께 물 속에 몸을 던졌다』고 그는 말했다.
이때 수면은 이미 기름이 덮여 불이 붙어있는 바람에 얼굴과 팔에 화상을 입은 그는 당시 물위에는 3살쯤 돼 보이는 남자아이가 떠있었으나 그 애는 이미 숨져있었다고 말하고 대부분 승객은 잠들어 있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배는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1912년 대서양에서 타이타닉호가 빙산과 충돌, 1천5백3명이 사망한 이래 평시의 사고로는 최대의 참사다. 20세기 최대의 해상사고로는 1916년 3월 지중해에서 3천1백 명이 사망한 프랑스 순양함 프로방스호 침몰사고였고, 1967년 12월 프랑스의 탄약선이 팔리팍스항에서 벨기에 선박과 충동했을 때도 1천6백 명이 사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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