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의암호에 빠진 여성 구조한 강원체고 수영부 학생들

중앙일보

입력

춘천 의암호에 빠진 여성을 구한 강원체고 학생들. 김지수(왼쪽), 성준용, 최태준 군. [사진 강원체고]

춘천 의암호에 빠진 여성을 구한 강원체고 학생들. 김지수(왼쪽), 성준용, 최태준 군. [사진 강원체고]

강원체육고 수영부 학생 3명이 춘천 의암호에 빠진 여성을 구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중학교때부터 6년간 함께 수영배운 친구들 #전국대회에서 여러차례 입상 실력도 뛰어나

지난 1일 오후 4시쯤 강원 춘천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체력 훈련을 하던 강원체고 3학년 성준용(19), 최태준(19), 김지수(19)군은 인근에 있는 의암호에서 “쾅”하는 소리가 들리자 곧바로 소리가 난 현장으로 달려갔다.

학생들이 도착했을 당시 둑에서 20여m 떨어진 물속으로 승용차 한 대가 가라앉고 있었고 옆에는 A씨(56·여)가 ‘살려달라’며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사고 현장 이미지.

사고 현장 이미지.

성군 등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물속으로 몸을 던졌다. 학생들이 여성을 물 밖으로 꺼내는 데 걸린 시간은 1~2분에 불과했다.

성 군은 “학교에서 생존 수영과 인명 구조를 배웠고, 상황이 급해 본능적으로 뛰어들었다”며 “수영에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군은 “만약 뛰어들지 않았다면 큰 후회가 남았을 것 같다. 한번 낸 용기가 앞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군은 “다른 종목이 아닌 수영을 배우길 정말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춘천 의암호에 빠진 여성을 구한 강원체고 학생들. 김지수(왼쪽), 성준용, 최태준 군. [사진 강원체고]

춘천 의암호에 빠진 여성을 구한 강원체고 학생들. 김지수(왼쪽), 성준용, 최태준 군. [사진 강원체고]

이들은 모두 수영부로 중학생 때부터 6년 동안 운동으로 뭉친 친구들이다. 그동안 전국대회에서도 여러 차례 입상했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갖췄다.

성 군은 올해 동아수영대회 수구에서 남고부 우승 주역이고, 김 군은 지난해 전국체전 배영 200m에서 금메달을, 접영이 주 종목인 최 군은 지난해 동아수영대회 혼계영 4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장윤희 강원체고 수영부 감독은 “아무리 수영선수라고 해도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러 뛰어드는 결심을 하긴 쉽지 않다. 학생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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