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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학 부인 ‘편법 증여세 절세’ 의혹…“흔한 거래 형식 아니야”

중앙일보

입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013년 국정감사에서 ’임대업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이 세금을 제대로 내고 있는지 과세 당국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013년 국정감사에서 ’임대업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이 세금을 제대로 내고 있는지 과세 당국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임대업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사람에 대한 세무당국의 철저한 관리를 주장했던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이 어머니로부터 상가를 물려받으면서 토지는 증여받고 건물은 매입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줄여 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증여세를 적게 내려고 일부러 토지와 건물을 나눠 물려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홍종학 부인, ‘모친 상가 땅은 증여받고 건물은 매입’ 논란 #상가 물려받으면서 세금 아끼려 분리 의혹 #홍 후보자, 임대업 고소득자 비판해왔는데… #홍 후보자 측 “부인 어머니 병원비 등 필요해 건물 산 것”

1일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따르면 홍 후보자 부인 장모씨는 2016년 2월 17일 어머니 김모씨로부터 평택시 지산동의 한 상가를 물려받았다. 상가는 토지 1229㎡(371평), 건물 404.20㎡(122평) 크기로 장씨는 언니와 함께 어머니로부터 토지와 건물을 절반씩 받았다. 그런데 장씨 자매는 토지는 증여받고 건물은 각각 1억10만원씩, 총 2억20만원을 주고 어머니와 매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세무사는 “흔한 거래 형식은 아니다”며 “절세를 위해 증여와 매매 방식을 동시에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지와 건물을 분리해 물려받은 이상한 증여 방식을 두고 증여세를 절세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세무 전문가들은 “가족 간 거래가 아니라면 누가 동일 상가를 토지 따로, 건물 따로 사겠느냐”며 “증여세 절세 의혹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씨가 증여받은 토지 소유분의 공시지가는 9억3588만원이다. 증여세 기준은 5억∼10억원를 증여할 경우 증여세율이 30%지만 10억∼30억원 구간은 40%로 세율이 10% 포인트나 뛴다. 장씨가 토지에 더해 상가건물까지 매매가 아니라 증여받았을 경우 합한 액수는 10억원을 넘게 된다.

장씨는 어머니로부터 서울 충무로에 있는 상가도 물려받았는데, 경기 평택과 서울 충무로에 있는 상가를 통해 연 1억원에 달하는 고액의 임대 수입을 거둬 들였다. 해당 상가 건물의 임대차 계약서 등을 분석해 보니, 장씨는 상가를 빌려 장사를 하는 임차인 7명과 8건의 임대차 계약을 맺고, 이들로부터 50만~1650만원의 월세를 받았다. 이로인해 한 해 발생하는 월세 수익만 2억 4960만원에 달했다. 장씨의 상가 지분을 감안하면 확인된 것만 연간 9800여만원의 임대 수입을 얻는 셈이다.

재산 증여 방식 논란이 있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산 증여 방식 논란이 있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홍 후보자 측은 “절세를 위한 의도적 쪼개기라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며 “증여세는 10년 동안 증여를 종합해서 내야 하고 장씨가 증여받은 서울 충무로 상가까지 합치면 10억원이 넘기 때문에 증여세율이 낮아지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홍 후보자 측은 “장씨 어머니가 재산의 대부분인 부동산을 증여하면서 병원비 등에 쓸 현금이 필요해지자 딸들이 건물을 매입하면서 돈을 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후보자는 지난 2013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세청의 ‘부동산 임대수입 현황’을 공개하며 “상위 5% 내 건물부자가 1인당 평균 매월 2225만원, 연 2억 6701만원의 수입을 안정적으로 보장받는다”면서 “임대업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이 세금을 제대로 내고 있는지 과세 당국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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