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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첫 철도 위 건설, '오산역 환승센터' 개통 전 가보니

중앙일보

입력

2일 0시 정식 개통하는 오산역 환승센터. 전국 최초로 철도 위 건설됐다. 김민욱 기자

2일 0시 정식 개통하는 오산역 환승센터. 전국 최초로 철도 위 건설됐다. 김민욱 기자

정식개통을 하루 앞둔 1일 오전 10시30분 경기도 오산시 오산역 환승센터. 철도 주변으로 세운 6개의 교각이 연면적 3372㎡의 환승센터를 떠받치고 있는 구조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철도(경부선) 위에 건설한 환승센터 시설이다. 옆으로는 기존 경부선·전철을 이용하던 오산역사와 맞닿아 있다.

오산역사 주변 분산된 대중교통 모아 #한 곳에서 전철·버스·택시 이용 가능 #비슷한 시설 비해 접근성 뛰어나 평가 #휠체어 이용고객을 위한 배려는 부족 #"경기남부 지역 교통 허브 역할 기대"

우선 1층이 눈에 들어왔다. 시내버스 정류장(2개)과 택시 승강장(21개)이 새로 만들어졌다. 오산역사를 중심으로 띄엄띄엄 분산된 시내버스 정류장과 택시 승강장을 환승센터 안으로 모아 놓은 것이다.

2010년대 오산역 모습. [사진 오산시]

2010년대 오산역 모습. [사진 오산시]

기존 시내버스 정류장은 편도 1차선 도로에 들어서 출·퇴근 시간 때 교통혼잡을 유발했다. 지하철에서 내린 후 택시를 타려면 횡단보도를 건너 150m쯤 걸어가야 했는데, 앞으로는 계단을 내려온 후 조금만 걸으면 된다. 시내버스 정류장에는 39개 노선 166대의 버스가, 택시 승강장에는 654대의 택시가 오간다.

오산역 환승센터 1층 모습. 기존 오산역사 주변으로 분산된 버스정류장과 택시승강장을 한 곳에 모았다. 김민욱 기자

오산역 환승센터 1층 모습. 기존 오산역사 주변으로 분산된 버스정류장과 택시승강장을 한 곳에 모았다. 김민욱 기자

환승센터 2층은 장거리 이동수단 중심이다. 인천공항·부산·목포·강릉 등지를 오가는 시외버스 승강장(6개)이 마련돼 있다. 기존 오산역사 맞은편에 위치한 시외버스터미널 기능이 센터 2층으로 통째로 이전한 것이다. 그동안 시외버스터미널을 빠져나온 지방행 버스가 좁은 편도 1차선 도로로 좌회전하면서 사고위험이 높았는데 이런 문제점이 사라졌다.

서울 사당·강남행 광역버스도 2층에서 탈 수 있다. 전철 환승 출입구도 2층과 연결돼 굳이 오산역사로 건너가지 않아도 된다. 오산 센터가 철도 위에 지어졌기 때문에 가능하다. 타 지자체의 비슷한 환승센터에 비해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문 닫은 오산시외버스터미널. 환승센터 2층으로 이전했다. 김민욱 기자

문 닫은 오산시외버스터미널. 환승센터 2층으로 이전했다. 김민욱 기자

2층에는 또 통합 대합실과 스마트교통정보 단말기도 들어서 있다. 버스노선도는 물론 길 찾기·지하철노선도·관광 안내 등 정보를 제공한다. 시는 오산역 환승센터의 하루 이용객이 2만5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오산역 환승센터 2층에 붙은 안내문. 휠체어 이용고객은 오산역사로 이동하거나 센터 밖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한다. 김민욱 기자

오산역 환승센터 2층에 붙은 안내문. 휠체어 이용고객은 오산역사로 이동하거나 센터 밖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한다. 김민욱 기자

다만 휠체어를 이용하는 교통약자를 위한 배려는 부족해 보인다. 휠체어 이용고객이 1층으로 이동하려면 오산역사로 이동하거나 시외버스 승강장쪽으로 나가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다. 현재 부족한 주차장 문제는 2019년 말에나 해결될 전망이다. 시는 이 기간까지 환승주차장 600면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오산시는 환승센터를 이용하는데 안전·대중교통시스템상 무리 없다고 판단해 우선 2일 0시부터 정식 개통하기로 했다. 시는 시민들이 환승센터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내년 5월까지 30억6000만원을 들여 분수대·무대·주차장 등을 갖춘 광장을 만든다.

오산역 환승센터로 정류장이 이전하면서 기존 정류장이 폐쇄됐다. 김민욱 기자

오산역 환승센터로 정류장이 이전하면서 기존 정류장이 폐쇄됐다. 김민욱 기자

오산역 환승센터는 2003년부터 민간개발 방식으로 추진됐지만, 시행사의 자금난으로 10여년간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표류했었다. 이 때문에 오산역 주변 상권이 침체하고 슬럼화 현상으로까지 이어졌다. 민원이 잇따르자 시가 2011년부터 직접 사업시행자로 나섰다. 타당성 조사 등의 절차를 거쳐 지난 2014년 10월에 착공했다. 사업비 578억원을 들여 3년 만에 만들었다.

올 7월 건설 중일 때의 오산역 환승센터. [사진 오산시]

올 7월 건설 중일 때의 오산역 환승센터. [사진 오산시]

공사 중에도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한다. 철도 위에서 작업해야 하다 보니 전철운행이 중단된 야간에 주로 작업해야 했다. 2만2000 볼트 초고압선이 지나 안전사고 위험도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진동으로 인한 철로 파손 위험도 고려해야 했다.

곽상욱 오산시장은 “오산역 환승센터는 오산의 관문이자 경기도 남부권의 교통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오산시의 미래 발전에도 큰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산=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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