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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경제 용어] 사토시 사이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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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사토시 사이클’은 암호 화폐(혹은 가상 화폐로도 불림)의 일종인 ‘비트코인’ 가격 추이와 비트코인을 인터넷에서 검색한 사람들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용어다.

‘비트코인’ 검색과 가격 관계 #많이 검색할 수록 가격 올라 #가격 오르면 더 많이 검색 #사토시 사이클 ‘무한반복’

지난 2009년 비트코인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익명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혹은 집단일 수도 있다) 나카모토 사토시에서 따왔다.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증가할수록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구글 등의 검색엔진에서 검색하는 빈도가 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더 많은 사람이 비트코인에 대해 알게 된다. 검색량이 늘수록 비트코인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

검색이 늘어난 뒤엔 비트코인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늘고 비트코인 거래량도 증가하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비트코인의 가치가 뛰면 언론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비트코인이 노출되는 빈도도 늘고, 비트코인 검색량도 상승하면서 거래량과 거래액이 증가해 비트코인의 가치가 또 뛰는 현상이 바로 사토시 사이클이다.

ARK 인베스트의 크리스 버니스키 블록체인 애널리스트는 지난 8월 비트코인 가격 흐름과 구글에서 ‘비트코인’이라고 검색한 추세 사이에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히고 이를 ‘거장 사토시 사이클’(The Virtuoso Satoshi Cycle)로 명명했다.

지난 8월 중순 비트코인이 44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구글에서 비트코인을 검색한 빈도는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이렇게 비트코인 가격이 뛰고 관련 기사가 쏟아지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궁금증이 늘어났다.

투자처로 주목받게 되고 비트코인을 받는 곳이 더 많아진다. 다시 가격이 뛰고 한층 더 강렬해진 호기심과 믿음은 영구적으로 가상화폐 가격 상승을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사토시 사이클은 무한 반복된다.

비트코인 실제적 가치(화폐처럼 돈을 쓸 수 있는 사용처의 증가 등)가 아닌 거래자·투자자·헤지펀드의 호기심과 상관관계가 있다면 언제든지 거품이 꺼질 위험도 있다. 모든 버블 뒤에는 폭락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등장할 때는 ‘사기’로 치부되던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어 기존의 경제적 관점으로 상승 추세의 한계가 어디인지 예단할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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