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에 현대모비스도 충격파…영업이익 23.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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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가 현대ㆍ기아차의 부진을 고스란히 이어받고 있다. 현대ㆍ기아차가 중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ㆍ사드) 보복 여파로 실적이 나빠지자 여기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도 유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1~9월 1조7055억원, 3분기도 24.6% 감소한 5444억원 #현대기아차 중국 시장 부진 영향 그대로 이어받아 #R&D 확대, 해외 부품 수주 다각화 등으로 위기 탈출

현대모비스는 올해 1~9월(연결실적 기준) 매출액 26조3229억원, 영업이익 1조7055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5.9%, 23.3% 감소한 수치다.

현대모비스 실적

현대모비스 실적

3분기만 떼놓고 보면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 줄어든 8조7728억원, 영업이익은 24.6% 감소한 5444억원이다.

실적이 이처럼 뒷걸음질 친 것은 현대ㆍ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현대모비스는 중국법인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어 중국법인의 실적이 현대모비스 연결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중국 법인은 중국에서 완성차를 생산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 합작사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실제 중국법인은 사드 문제가 본격화된 2분기부터 매출이 줄며 적자 전환했고, 현대모비스도 2분기 영업이익이 37.2%나 급감하며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5000억원 아래(4924억원)로 떨어지기도 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전체사업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모듈 및 핵심부품 제조부문에서 중국 완성차 물량감소로 고정비 부담이 증가했다”며 “위안화 약세 등 환율효과까지 겹쳐 매출과 순익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위기돌파를 위해 연구개발(R&D)을 확대해 경쟁력을 키우고,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여기에 그룹 내 ‘형님’격인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의존도도 계속 줄여나가기로 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들어 북미ㆍ중국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5배 정도 늘어난 48억 달러(약 5조 4000억원) 규모의 신규 부품 수주 실적을 거두는 등 수익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 여건에서도 미래자동차에 쓰이는 고부가가치 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R&D를 14% 늘렸다”며 “수익성 제고와 경영 합리화는 물론 글로벌 수주 확대 등을 통해 실적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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