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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비서에게 “성인용품 사와” 명령한 英 장관

중앙일보

입력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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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화났다. 일명 ‘미투(Me Too)’ 캠페인으로 불리는 성폭력 고발 캠페인이 영국 내각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다.

29일(현지시각)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존 버커우 하원 의장에게 성희롱이 이뤄지는 의회 문화를 바꾸고 개혁할 것과 특히 구속력 있는 절차를 만들 것을 요구했다.

이는 마크 가르니에 무역부 장관의 전 비서인 캐롤라인 에드몬슨이 그에게 당한 성희롱을 뒤늦게 폭로했기 때문이다.

성추문에 휩싸인 마크 가르니에 영국 무역부장관. [사진 마크 가르니에 트위터]

성추문에 휩싸인 마크 가르니에 영국 무역부장관. [사진 마크 가르니에 트위터]

2010년 크리스마스 즈음 가르니에 장관은 에드몬슨에게 현금을 주며 성인용품점에서 자위 기구를 사다 줄 것을 요구했다. 또 다른 의원실로 옮기려는 캐롤라인에게 “넌 아무 데도 못 가, 설탕 가슴(sugar tits)”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가르니에 장관은 “거짓말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부정하지는 않겠다”며 사실상 비서의 주장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나의 행동이 공룡같이 보일 수 있겠지만, 결코 성희롱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메이 총리는 대변인을 통해 “성희롱은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는 부적절한 행위이고, 이런 행위를 한 누구든 심각한 조치에 취해질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영국 정치지도자들의 성희롱을 조용히 견뎌온 여성들을 돕기 위해 메이 총리가 나섰다”며“모든 직업, 사회, 경제 분야는 물론 심지어 영국 민주주의의 신성한 자리에서도 이 같이소름끼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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