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할로윈 앞두고 간호사들이 화난 이유

중앙일보

입력

[사진 맥심 유튜브, 쇼핑몰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 맥심 유튜브, 쇼핑몰 인스타그램 캡처]

"왜 간호사 코스튬은 가슴골을 드러내고 짧은 치마를 입는 방식으로만 소비되는 거죠?"

할로윈 축제를 앞두고 간호사 코스튬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가슴골이 깊게 파인 상의, 엉덩이와 밀착된 미니스커트, 적십자 문양이 새겨진 흰색 캡(Cap). 이 세가지 복장으로 간호사라는 직업군을 '성적 대상화'한다는 것이다.

10월 마지막 주 주말에는 이태원·홍대 등지에서 대규모 할로윈 파티가 열린다. 그리고 많은 젊은이들이 '코스튬 플레이'를 하며 할로윈 파티를 만끽한다. 때문에 26일 SNS에는 코스튬 판매자들의 게시글과 코스튬 복장에 대한 문의글이 쇄도하고 있다.

코스튬 쇼핑몰서 할로윈 간호사 코스튬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쇼핑몰 캡처]

코스튬 쇼핑몰서 할로윈 간호사 코스튬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쇼핑몰 캡처]

간호사는 코스튬 파티에서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직업군이다. 하지만 실제 병원 간호사들이 착용하는 유니폼과는 거리가 멀다. 한때는 간호사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캡도 대부분 사라졌고, 스커트 대신 바지를 입는 곳도 많다. 그럼에도 코스튬 플레이 현장에서는 간호사 복장으로 성적 어필을 하는 여성들이 등장한다.

물론 코스튬 플레이에는 다양한 직업군이 등장하고, 많은 경우에 여성들은 성적 어필을 하는 복장을 한다.

하지만 간호사들은 의료계 전문 인력임에도 불구하고 간호사 코스튬이 지나치게 성적 대상화 돼있는 것에 대해 수치심을 느낀다. 비단 할로윈 때만 있는 일은 아니다. 최근 남성 잡지 '맥심'에서 진행한 '미스 맥심' 콘테스트에서는 채아라는 모델이 가슴골을 다 드러낸 간호사 코스튬을 한 채, 남성들의 투표를 받았다.

[사진 맥심 유튜브 캡처]

[사진 맥심 유튜브 캡처]

[사진 맥심 유튜브 캡처]

[사진 맥심 유튜브 캡처]

이 모습을 본 한 간호학과 학생은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에 "이런 글을 볼 때마다 화가 치밀어 오른다. 간호사 캡이고 치마고 바뀐지가 언젠데 아직까지 저런 복장을 입으며 간호사를 본인들의 페티쉬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만드는지…그 와중에 '난 간호사', '간호사 컨셉이 제일 낫네' 등의 댓글을 보니 더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쯤이면 간호사가 이런 인식에서 벗어날까. 누군가에는 정말 노력해서 얻은 자랑스러운 직업으로 성적대상화 좀 그만하라"고 언급해 공감을 얻었다.

[사진 간호학과, 간호사 페이스북 커뮤니티 캡처]

[사진 간호학과, 간호사 페이스북 커뮤니티 캡처]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