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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홈런 3방 축포 … 휴스턴은 강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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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스프링어. [AFP=연합뉴스]

스프링어. [AFP=연합뉴스]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월드시리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적지인 로스앤젤레스에서 1승1패를 거두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휴스턴으로 돌아가게 됐다.

월드시리즈 2차전, 승부 원점 돌려 #다저스 철벽 불펜 뚫고 7대 6 역전승 #“허리케인 아픔 딛고 치유의 땅으로” #‘휴스턴 스트롱’ 패치 달고 뛰어

미국 텍사스주 남동부에 위치한 휴스턴은 지난 8월 허리케인 하비의 영향으로 1000년에 한 번 온다는 대홍수를 겪었다. 미국 역사상 최대 강수량(1.25m)의 ‘물폭탄’을 맞아 80여명이 사망하고 3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피해 규모는 1900억 달러(약 213조)였다. 그런 휴스턴에 희망을 불어 넣어준 게 연고 야구팀 휴스턴 애스트로스다. 휴스턴은 하비의 피해 여파로 한동안 홈구장인 미닛메이드 파크를 이용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선수들은 ‘휴스턴 스트롱(Houston Strong, 강한 휴스턴)’이라고 적힌 패치를 가슴에 달고 꿋꿋이 싸웠고,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디비전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를 3승1패로,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를 4승3패로 각각 물리치고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휴스턴 선수들은 1962년 창단 이후 55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해, 휴스턴과 주민들 마음을 치유하겠다고 다짐했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가 일어난 2013년 보스턴 레드삭스가 슬로건 ‘보스턴 스트롱(B Strong)’을 내걸고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던 것처럼, 올해는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해낼 것이라고 휴스턴 시민들도 믿고 있다.

휴스턴은 25일(이하 한국시각) 1차전 원정경기에서는 LA 다저스에 1-3으로 졌다. 2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2차전에서도 8회까지 2-3으로 끌려갔다. 휴스턴은 우완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가 5회 말 다저스 작 피더슨에게 솔로홈런을, 6회 말 코리 시거에게 투런홈런을 각각 맞으면서, 더그아웃에 어두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벌랜더는 6이닝 2피안타(2피홈런)·2볼넷·5탈삼진·3실점 했다.

9회부터 휴스턴 분위기가 달라졌다. 9회와 연장 10회, 그리고 11회 연거푸 홈런을 터뜨린 끝에 7-6으로 역전승했다. 9회 초 휴스턴 마윈 곤살레스가 다저스의 철벽 마무리 투수 켄리 잰슨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포를 날렸다. 곤살레스는 홈을 밟자마자 ‘휴스턴 스트롱’ 패치를 가리키며 기뻐했다. 10회 초에는 호세 알투베와 카를로스 코레아가 연속 솔로포를 날려 5-3으로 역전했다.

다저스도 포기하지 않았다. 다저스는 10회 말 야시엘 푸이그의 좌중월 솔로포와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적시타를 묶어 5-5를 만들었다. 승리의 여신은 휴스턴 편이었다. 11회 초 휴스턴 조지 스프링어가 다저스 투수 브랜던 매카시로부터 오른쪽 담장을 살짝 넘기는 결승 2점 홈런을 뽑아냈다. 스프링어는 “이제 우리를 응원하는 팬들이 많은 홈으로 돌아간다. 휴스턴 시민들의 응원이 우리를 더욱 끈끈한 팀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시리즈 3차전은 28일 오전 9시 휴스턴 홈에서 열린다. 다저스는 다루빗슈 유, 휴스턴은 랜스 맥컬러스를 각각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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